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2%(전기 대비)를 기록했다. 여섯 분기 만에 0%대 저성장 흐름을 벗어난 것이다. 3분기 성장은 메르스 여파로 악화됐던 소비가 회복된 영향이 가장 컸다. 2분기 -0.2%였던 소비는 3분기 1.1% 증가했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임시공휴일 지정 등 소비진작책의 영향도 컸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정을 적극 투입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건설투자가 늘어난 것 역시 성장률 1%대 회복을 이끌었다. 3분기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4.5% 늘었다.

분기 성장률이 모처럼 1%대로 올라선 것은 일단 고무적이다. 3분기 성장률이 2010년 2분기(1.7%) 후 5년여 만에 가장 높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국은행은 4분기에 0.9% 성장을 이루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7%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향후 분기별 1% 전후의 성장을 유지하는 게 그리 녹록해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4분기에는 지난 2분기 저성장(0.3%)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진다. 소비 증가가 지속될지도 의문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는 연말로 끝나는 데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예고한 마당에 추가 금리인하도 쉽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수출이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는 3분기 -0.7%로 다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문제다.

결국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노동 및 금융개혁과 산업구조조정, 공기업 민영화 등이 진행돼야 한다. 규제완화를 통한 경쟁촉진, 반시장 반기업 정서 불식 역시 시급하다. 모두가 체감할 정도의 개혁 없이는 저성장 탈출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