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대장정 소회…"문재인 이어 안철수도 초청, 경쟁보다 협력해야"

한 달간 일자리 대장정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앙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임금피크제보다는 근무시간 단축과 창업 생태계 조성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자리 대장정의 절반을 소화한 박 시장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장에 다녀보니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은 세 가지"라며 "구직자와 기존 기업을 매칭해주는 것, 노동시간 단축과 청년 고용 할당제, 창업과 창직"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임금피크제는 실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지 않을 거라는 전문가 의견이 많은 반면 노동시간 단축은 개인 성찰과 전문성 강화에 도움이 돼 노동 효율성과 창조력을 높일 수 있다"며 유한킴벌리의 4교대제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또 "창업과 창직 분야는 서울시가 전면에 나서 창업가들의 자율성을 해치기보단 공간과 자금을 지원해 실패해도 일어설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일정의 주제이기도 한 창업과 공유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가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 등을 만든 경험이 있는 박 시장은 "기업가 정신을 제대로 가르치고 실패도 해보게 해야 한다"며 "이런 철학적 기반이 없으면 창조경제는 불가능하며 노동시간이 많더라도 생산성은 낮은데 머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최근 구글 캠퍼스를 서울에 유치했다고 소개하면서 일본 요즈마그룹 등 세계적 기업이 1조원 단위의 투자를 약속한데다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 등 최신기술 집적지를 곳곳에 만들어 인프라는 충분히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박 시장은 전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함께 일정을 소화한 데 이어 안철수 의원도 초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쟁의 힘보단 협력의 힘이 더 크다고 항상 믿는데 두 분이 요새 조금 서먹해진 것 같다"며 "내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대장정이 정치 행보란 지적에는 "일자리만큼 중요한 시대적 과제가 없는데 산발적으로 하니 한계가 있어 집에도 안 가고 현장으로 나왔다"며 "시장이 움직이니 온수산업단지와 홍릉단지 사업도 애로가 한 번에 해결됐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이런 일정을 예산도 권한도 더 많은 중앙정부에서 했다면 대한민국이 뒤집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에 노선변경 심의를 신청하기로 한 데 대해선 "차로로서 서울역 고가 사용의 최대시한이 12월이라 11월에는 차량 통제를 안 할 수 없다"며 "이걸 보행도로로 바꾸는 것쯤은 중앙정부가 하라 말라고 하기보다 천만 시민이 뽑아준 시장에게 맡겨줄 수 있는 것 아니냐. 너무 정치적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