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민대화' 첫 회의 열어…당분간 경제 문제 집중할 듯
경제재정자문회의서도 기업의 역할 강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기업이 설비 투자 확대, 임금 인상 등 경기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정부와 경제계가 참여하는 이른바 '관민(官民) 대화' 첫 회의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업이 소극적인 경영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투자로 경기 회복의 흐름에 앞장서라고 주문했다.

아베 총리는 "기업의 수익은 과거 최고인데, 투자 신장은 충분하지 않다"며 "한걸음 내디딘 확대 전망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열린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도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내년 봄의 임금 인상, 최저임금 인상, 민간 투자확대에 관해 논의를 심화하면 좋겠다"며 기업이 소비 심리를 되살리고 경제의 선순환을 만들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리먼 쇼크 등의 경험에 비춰볼 때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충분한 여유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기조를 유지하는 기업이 많은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나서 적극적인 투자와 임금 인상 등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라고 촉구한 셈이다.

경제재정자문회의에 참석한 민간 위원은 설비 투자 확대를 위해서 정부가 법인세 실효세율을 조기에 20%대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업이) 내부 유보금을 쌓기만 하면 (세금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이해받기 어렵다"며 이런 요구를 견제했다.

아베 총리가 기업에 강도 높은 주문을 쏟아내는 것은 정치적 지지의 원동력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계속 유지하려는 구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최근 안보법률 제·개정 과정에서 여론의 반발을 샀기 때문에 당분간 경제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지지율을 회복하고 정치적 기반 다지기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에 약 490조8천억 엔이던 일본의 명목 국민총생산(GDP)을 600조 엔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최근 제시했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