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해빙 조짐 속 교류확대 잣대…북한 기업 100개 참가
황금평특구 홍보부스도 마련 "북·중 경제협력 중단없이 추진"


북한과 중국이 공동 개최하는 유일 종합박람회인 '중·조 경제무역문화관광박람회'(북·중 박람회)가 15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신개발지 궈먼(國門)항 광장에서 개막했다.

4회째를 맞은 북·중 박람회는 3년간 얼어붙었던 북중 관계가 최근 해빙 조짐을 보이면서 향후 교류 확대로 이어질지 가늠하는 잣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북한 노동창 창건 70주년 기념식에 맞춰 방북한 중국 권력서열 5위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지난 12일 3박4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친 뒤 불과 사흘 만에 개막돼 더욱 관심을 받는다.

18일까지 계속되는 올해 박람회는 처음으로 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국가급 행사로 격상됐다.

궈먼항 광장에는 북·중 변경 주민들이 관세없이 민간 무역을 할 수 있는 호시(互市)무역구도 개장했다.

북한은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한 듯 예년과 달리 무역성, 외무성, 국제전람사, 만수대창작사, 투자합영위원회 등으로 400여 명(무역대표 300명 포함)의 확대대표단을 꾸렸고, 총 100개 기업을 참가시켰다.

중국 측도 국가국제무역촉진위원회, 상무부, 외교부, 문화부, 여유(관광)총국 등 중앙 부처가 랴오닝성 정부와 공동으로 박람회를 주관하도록 했다.

북한기업들은 이번 박람회에 의류·식품·민속문화·장식품·의약품 등 10여 개 품목을 선보였다.

이번 박람회는 양국의 '우의, 협력, 발전'이라는 주제 아래 '양국 상품 전시교역', '경제무역협력상담', '문화교류', '관광협력' 등 4개 부문에 걸친 교류협력을 중심으로 열렸다.

무역·경제 외에도 문화교류, 관광상품 홍보 등 총 13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북한과 중국 외에 대만, 파키스탄, 몽골, 이집트, 러시아 등 10여 개국 기업의 부스 100여곳도 함께 마련됐다.

특히, 개막 첫날 박람회장 출입구 왼쪽에 '황금평 경제특구' 홍보부스가 마련돼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황금평은 북한 신의주 인근의 압록강 본류와 지류 사이에 형성된 모래섬이다.

황금평 경제특구는 2010년 5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섬의 공동개발을 요청한 이래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한 때 주목받았으나 김 위원장의 사망 등으로 개발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이날 개막식 홍보부스 운영을 통해 중국 측이 개성공단을 모델로 한 이 경제특구 개발계획 카드를 여전히 쥐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황금평경제특구관리위원회는 "외부적 요인으로 경제특구 개발이 지연됐으나 단둥시내에 관리위 건물을 마련하고 22개 부문에 걸친 특구 하위법률 초안 작성을 진행 중"이라며 "북·중 경제협력은 중단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둥<중국 랴오닝성>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realis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