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14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 판단을 보여줄 베이지북 발표를 앞두고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34분(미 동부시간) 현재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83포인트(0.06%) 내린 17,072.06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7포인트(0.11%) 밀린 2,001.55를 각각 나타냈다.

시장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날 오후 2시 연준의 베이지북 공개를 앞둔 점, 개장전 나온 경제지표가 엇갈리게 나온 점, 전일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은 JP모건과 다르게 이날 대형 은행주 실적이 좋은 점 등을 주목하고 있다.

개장전 발표된 경제지표는 미국 경기에 대한 판단을 어렵게 했다.

지난 9월 미국 소매업체들의 판매가 소폭 증가해 고용 성장 둔화와 해외 주요국 경제 불확실성에도 소비지출이 경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자동차 판매 증가 등으로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이와 달리 9월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휘발유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로 예상치를 웃도는 하락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5%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0.2% 하락을 웃돈 데다 지난 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개장전 실적을 내놓은 미국 대형은행들은 JP모건의 실적 이후 커진 실망감을 씻어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3분기 순이익이 45억1천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억3천200만달러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37센트로, 외신이 집계한 전망치 33센트를 웃돌았다.

3분기 매출은 214억3천만달러에서 209억1천만달러로 소폭 줄었다.

자산기준으로 미국 4위 은행인 웰스파고도 올해 3분기 순익과 매출이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웰스파고는 3분기 주당 순익이 1.05달러를 나타내 전년 동기의 1.02달러와 톰슨로이터 집계치 1.04달러를 웃돌았다.

매출도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아시아증시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돼 일제히 내렸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가 5일 연속 상승을 마감하고 전장대비 0.93% 떨어졌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보다 1.6% 올라, 시장예상치 1.8% 상승을 밑돌았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5.9% 내려 43개월 연속 하락했다.

IG의 앵거스 니콜슨 애널리스트는 "침체된 중국 경제에서 지난 8월 유일하게 돋보였던 CPI도 둔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도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고조돼 전장보다 1.89% 내렸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2일 이후 7거래일 만에 다시 18,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유럽증시도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밀렸다.

독일 DAX 지수와 영국의 FTSE는 각각 0.80%와 0.83% 내렸다.

프랑스의 CAC 40은 0.575%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도 과잉공급과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우려가 지속해 약세를 보였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0.79% 밀린 46.29달러에 거래됐다.

구리가격은 파운드당 0.42% 오른 2.3975달러에서 움직였다.

개장 전 거래에서 JP모건은 전일 발표한 실적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친 여파로 주가가 1.7% 하락했다.

BOA의 주가는 1.5% 올랐지만, 웰스파고는 1.2% 내렸다.

델타 에어라인은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주가가 1.6% 상승했다.

전일 감원 소식으로 주가가 올랐던 트위터는 향후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증권사의 투자의견 강등에 이날 주가가 0.8% 내렸다.

장마감후에는 넷플릭스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개장 후에는 8월 기업재고, 연준 베이지북, 미국석유협회(API) 주간석유보고서가 나온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베이지북 발표를 앞두고 혼조적인 경제지표가 등장했다며 소매판매가 미국 경제의 건강함을 보여줬지만, 생산자물가는 예상보다 더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물가 하락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연기하게 하는 재료지만 중국 경기 우려가 재부각되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마저 약해지는 것이 결과적으로 증시에 좋은 재료라고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서 반영했다.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일 6%에서 5%로, 12월은 39%에서 30%로 하락했다.

(뉴욕연합뉴스) 이종혁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libert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