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입법 과정에서 정치권이 거래를 하면 2013년 정년연장법처럼 법 해석을 둘러싸고 불확실성과 비용만 증폭시킬 것이다.”(조준모 성균관대 교수·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7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9·15 사회적 대타협의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자로 나선 조 교수는 노·사·정 대타협을 ‘최소 입법에 기반한 협치에 의한 노동시장 유연화’로 평가하면서 국회 입법과정에서 대타협의 취지가 왜곡될 것을 우려했다. 조 교수는 “내년에 총선이 있는 만큼 노동개혁이 정치적 의제로 부상할 수밖에 없겠지만 단기 정치공학적 셈법에 의한 입법은 자제해야 한다”며 “거래를 통해 하이브리드 입법이 이뤄지면 1997년 정리해고법, 2007년 기간제법, 2013년 정년연장법과 같이 사회적 비용만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또 노·사·정이 이달 안에 통상임금 범위 명확화, 근로시간 단축, 고용·산재보험 관련 합의안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 관련 입법은 경기 성남시 환경미화원 관련 대법원 판결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달 안에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동시장의 대혼란이 예상된다”며 “이달까지 합의가 안 될 경우에는 공익안 등을 담아 국회 입법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은 노조의 동의가 없더라도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 교수(한국노동경제학회장)는 “임금피크제는 노조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으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노사는 정년연장 안착 및 청년 채용 확대를 위해 임금·근로시간·근로일수 등을 조정한다고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