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화전기 횡령-주가조작 혐의 김영준 전 대양상호신용금고 회장 전격 체포
횡령 및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한 김영준 전 대양상호신용금고 회장(55·사진)이 전격 체포됐다. 코스닥 상장사 수십 곳을 차명으로 소유하며 사금고화해 업계에서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의 범죄 행각이 모두 밝혀질지 주목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이진동)는 전력기기 제조회사 이화전기공업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을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체포했다. 김 전 회장은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리고 계열사 주가를 띄운 혐의(횡령 시세조종 등)로 지난 7월부터 검찰의 추적을 받아 왔다.

앞서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사주를 받아 이화전기 및 계열사 주가를 고의로 부양한 혐의(시세조종)로 노모씨와 홍모씨 등 시세조종 전문가 두 명을 붙잡아 같은 달 구속기소했다. 김 전 회장과 또 다른 시세조종 전문가 한 명은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도주했다.

이번 체포로 김 전 회장과 검찰과의 두 번째 ‘숨바꼭질’은 3달 만에 막을 내렸다. 김 전 회장은 대검찰청으로부터 ‘이용호 게이트’의 배후로 지목된 2001년 9월에도 잠적했다가 4개월만인 2002년 1월 차정일 특별검사팀에 체포됐다. 2년 6개월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2005년 이후엔 모든 자산을 차명으로 돌리고 경영 일선에서 자취를 감췄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도피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는 대로 정식으로 구속 영장을 청구한 뒤 그간 불거진 여러 의혹들에 대한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김 전 회장이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코스닥 상장사 N사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에 주가 이상급등에 대한 심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곧 보고서를 받는 대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소람/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