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목 축소나 과밀 학급 초래하는 '붕괴점' 직면"

영국에서 학생 수는 급증하는 반면 교사는 그만큼 늘지 않거나 줄어들 조짐을 보여 앞으로 5년 내 '진짜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고교 1학년인 영국의 10학년(16세) 이하 학생은 현재 724만명이지만 5년 후 2020년에는 61만5천명이 늘어난 785만명이 돼 그만큼 교사가 더 필요하다고 '학교·대학 지도자 연합회'(ASCL)의 앨런 풀즈 회장이 최근 맨체스터에서 열린 모임에서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은 교사 부족 현상이 초등교육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곧 중·고등 학교로 번질 것이라고 ASCL은 우려했다.

특히 영어와 수학, 과학 등 핵심 교과목에서 교사 부족 현상이 심각해 일부 학교에서는 채용 후 급여를 올려주겠다고 약속하며 교사 지망생을 가로채기도 한다고 ASCL은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 여론조사 결과 교사들의 53%는 '과중한 업무'(61%) 또는 '더 나은 삶 추구'(57%) 등의 이유로 2년 내 이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나 교사 확보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풀즈 회장은 "일부 학교에서는 교과목을 줄이거나 학급당 학생 수를 늘려야 할 처지"라면서 "교육 시스템이 붕괴점에 이를 위험 상황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과학 교사 중 일부에게 수학을 가르치도록 계약하는가 하면 일부 정년 퇴임한 영어 교사를 다시 불러내 부족분을 메우는 '엉망진창' 상황이 벌어진다고 풀즈 회장은 밝혔다.

니키 모건 교육부 장관은 이에 대해 "졸업 후 교사를 지망할 수 있도록 대학 재학생들에게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모두 3만 파운드(약 5천300만원)의 학비 보조금과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풀즈 회장은 "우수한 교사를 적절히 공급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신선한 혈액을 공급하는 것과 같다"며 "교사 공급이 원활치 않으면 교육 개혁은 좌초하기 십상이며 앞으로 정부가 대처할 시간은 점점 모자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