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연장 개통 4개월 앞으로…'집값 상행선' 올라탄 용인 수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성동마을 강남 빌리지’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3억6000만원이던 지난해 같은 달 거래가와 비교해 9000만원 뛰었다. 입주 15년차(2001년 입주)를 맞은 428가구 규모 아파트가 1년 새 1억원 가까이 뛴 것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지하철 신분당선 성복역이 내년 2월 개통 예정인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신분당선 연장 개통 4개월 앞으로…'집값 상행선' 올라탄 용인 수지
성복동 엘지공인의 신모 대표는 “신분당선을 통해 서울 강남역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서울 거주자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며 “판교와 광교신도시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 수요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신분당선 역세권 아파트 인기

신분당선 연장 개통 4개월 앞으로…'집값 상행선' 올라탄 용인 수지
2000년대 중반 ‘버블 세븐’ 중 한 곳으로 꼽힐 정도로 집값이 급등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뒤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수지구 일대 주택시장이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수지구는 신분당선 연장선 12.8㎞ 구간의 여섯 개 역사 중 네 곳(성복역·동천역·수지구청역·상현역)이 들어서 역세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늘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신분당선 수지구청역을 걸어서 갈 수 있는 수지구 풍덕천동 ‘신정 9단지 주공’ 전용 59㎡의 이달 시세는 3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0만원가량 올랐다.

입주 후에도 집주인을 찾지 못한 ‘불 꺼진 집’이 속출하던 중대형 아파트값도 강세다. 신분당선 성복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성복동 ‘푸른마을 푸르지오’ 전용 138㎡는 지난 7월 6억원에 거래돼 5억5000만원이던 작년 7월 거래가와 비교해 5000만원 상승했다. 성복역과 동천역 인근에서 이달 입주를 앞둔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도 6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강남역까지 버스로 한 시간 가까이 걸리던 출퇴근 시간이 20분대로 줄어들게 돼 파급 효과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분당선 연장 개통 4개월 앞으로…'집값 상행선' 올라탄 용인 수지
수지구 일대 3.3㎡당 아파트값이 1300만~1500만원대로 판교(2276만원)와 광교(1688만원)보다 낮은 것도 매수세 증가 이유로 꼽힌다.

○역세권 여부 따라 온도차

수지구 안에서도 비(非)역세권 단지들은 집값 상승폭이 크지 않아 매매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분당선 성복역에서 걸어서 10분 이상 걸리는 성복동 ‘성동마을 수지 자이’ 전용 149㎡는 작년 9월 5억5000만원에 팔렸으나 지난 7월에는 5억6000만원에 거래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성복동 ‘벽산체시빌2차’도 최근 4억3000만원에 거래돼 1년 새 1500만원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신분당선 역과 거리가 떨어진 동천동에서 지난 7월 분양한 ‘동천 더샵 파크사이드’ 역시 1순위 청약 경쟁률이 0.84 대 1에 그쳐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신규 분양 아파트 가운데서는 신분당선 역세권 단지가 적지 않다. 성복역 바로 앞에서는 롯데건설이 다음달 ‘성복역 롯데캐슬’을 분양한다. 2356가구 대단지로 최근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 85㎡ 미만 중소형이 전체 가구의 85%에 달한다. 롯데마트와 롯데시네마가 포함된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 편의시설이 많다.

상현역 인근에서는 한화건설이 이달 ‘광교상현 꿈에그린’ 600가구를 공급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