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현대차 주가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며 두 달여 만에 9조원 가까이 몸집을 불렸다.

23일 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36조1천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차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7월17일의 27조2천41억원보다 33%, 8조9천212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작년 9월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 논란으로 발목이 잡힌 현대차는 중국 등 신흥국에서의 판매 둔화와 실적 부진, 엔저 지속 등에 대한 우려로 바닥을 모르는 추락을 거듭해왔다.

20만원을 훌쩍 넘었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 7월 5년2개월여 만에 13만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로 실적이 올해 3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란 전망에 힘업어 현대차 주가는 최근 16만원대까지 회복한 상태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은 수출품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져 대형 수출주 주가에 호재로 인식된다.

전날에도 현대차는 환율 수혜와 폴크스바겐의 대규모 리콜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으로 3.14% 오른 16만4천원에 마쳤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권은 "현대차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 늘어난 22조1천237억원, 영업이익은 3% 늘어난 1조6천984억원으로 예상된다"며 "6개 분기 만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우호적인 환율 여건 속에서 내수와 미국, 유럽, 인도 등에서 판매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장기간 이어진 이익 감소세와 실적 전망 하향 추세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조5천585억원으로 한달 전 전망치(1조5천478억원)보다 0.69% 상향 조정됐다.

현대차가 투자자들을 달래려고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는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환율 등 대외 환경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가고 있는데다가 올해 배당성향 15%를 가정한 현대차의 배당수익률은 3.1%로 당장 올해의 배당 매력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