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일 해외 금융시장 불안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34분(미 동부시간) 현재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9.94포인트(0.78%) 내린 16,544.80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78포인트(0.94%) 하락한 1,971.42를 각각 나타냈다.

시장은 미국의 다음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 상존 속에 연준이 미 경제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지 않은 점과 주말을 앞두고 '쿼드러플 위칭데이'를 맞이한 점, 개장 후에 발표되는 8월 콘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를 주목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전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금융시장 혼란은 미국 경제를 약간(somewhat)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또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4~2.7%에서 2.2~2.6%로, 2017년은 2.1~2.5%에서 2.0~2.4%로 각각 낮춘다고 밝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연준의 금리 동결이 증시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른 결과였다.

JP모건의 나이토 미치로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계속해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만약 중국 성장이 예상보다 더 악화되면 이는 다시 한 번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증시는 일정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주택가격 호조에 따른 실물 경기 호전 기대에도 전장보다 0.38% 오른 3,097.92로 장을 마쳤다.

시장관계자들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로 단기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으로 봤으나 거래량은 오히려 전날보다 대폭 줄었다고 전했다.

국도증권은 최근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한 이후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든 가운데 상승세로 이끌 만한 단기 촉매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도쿄증시는 미 금리 동결 기대를 선반영해 지난 3거래일간 상승한 가운데 실제로 동결되자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지수가 밀렸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보다 1.96% 내린 18,070.21에 장을 마감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영국의 FTSE 100 지수는 1.82%, 프랑스의 CAC 40은 3.10%, 독일의 DAX는 3.30%가 급락했다.

원자재 가격도 약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3.03% 내린 45.48달러에 거래됐다.

구리가격은 파운드당 1.75% 하락한 2.409달러에서 움직였다.

개장전 거래에서 에너지업종인 코노코필립스와 슐럼버거는 유가 하락으로 주가가 2% 가까이 내렸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등의 은행업종도 기준금리 동결 여파로 1.6% 이상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의 금리 동결이 가져올 영향을 시장이 흡수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며 또 이날 증시는 주말을 앞둔 데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를 맞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네 마녀의 날'은 주가지수선물·옵션·개별주식선물·옵션 등 4개의 선물과 옵션 동시 만기일을 의미한다.

선디알캐피털 리서치의 제이슨 고엡퍼트 대표는 "증시는 '네 마녀의 날'을 맞아 시기적으로 약세 국면으로 들어갈 것 같다"며 "지난 25년간 S&P 500 지수는 네 마녀의 날이 끝난 주에 21번이나 하락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16%로, 12월은 39%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이종혁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libert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