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풍 재향군인회장이 취임하자마자 예산 절감을 이유로 회장 업무용 렌터카 계약을 해지한뒤 산하 업체의 돈으로 신규 승용차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8일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조 회장은 4월13일 업무보고 과정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에쿠스 VS500 렌트 계약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향군은 전임 박세환 회장의 업무용 차량으로 지난 1월 27일 향후 4년간 월 269만원의 렌트료를 내는 조건으로 AJ렌터카와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향군은 석달도 쓰지않은 차량을 위약금 4312만원을 물고 4월 22일 계약을 해지했다. 조 회장은 향군이 갖고 있던 차량중 오피러스를 이용하다가 얼마 지나지않아 자신의 위상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량 변경을 지시했다.

부채가 5900억원이 이르는 향군 본부 입장에선 자체 구매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산하 업체인 중앙고속은 7월말 차량가격 6451만원인 제네시스 G380 프레스티지를 구입한뒤 향군 본부에 기증했다. 공채 매입과 등록제비용을 포함해 8041만원을 부담했다. 중앙고속은 ‘본회 업무용 차량 구매 검토’란 내부문서에서 “본회 재정악화에 따른 신규 차량 구입 곤란에 따라 신규 차량을 구입, 기부를 통해 본회 활동에 기여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김기준 의원은 “조 회장의 ‘오락가락’ 하는 말 한마디에 향군은 1억2000만원이나 되는 큰 돈을 아무렇지도않게 지출했다”며 “재향군인 회원들의 복지에 사용되어야할 돈이 조 회장 한 사람에게 사용된 것에 대해 관리감독기관인 국가보훈처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향군회장 선거과정에서 조 회장이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건네 당선되었다는 향군정상화모임대표단의 고발에 따라 이달초부터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