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기업은 안중에 없는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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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정 증권부 기자 agatha77@hankyung.com
![[취재수첩] 기업은 안중에 없는 금감원](https://img.hankyung.com/photo/201509/AA.10535493.1.jpg)
한 대기업 재무담당 임원은 기자에게 전화해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달 27일 본지가 ‘어닝쇼크 17개사, 회계법인 바꿔라’는 기사를 보도한 직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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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법인의 외부감사 계약시기는 3~4월이다. 그런데 금감원이 생뚱맞게 9월 중 감사인 교체를 요구하자 업계에선 ‘국감 대비용’이란 비판이 나왔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로 질타를 당할 것을 우려한 금감원이 ‘선제적인 대책’을 내놨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회계연도 중간에 감사인을 바꾸면 평판 추락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회계 의혹 때문에 감사인을 중도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 해외 프로젝트는 중단되고 자금줄은 마르고 주가도 급락할 것”이라며 “존폐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기업들은 부글부글 끓었지만 상대는 금감원이었다. 예상되는 갖가지 어려움을 읍소하고 다녔다. 금융위원회도 당장 도입은 무리라는 의견을 보였다. 결국 금감원은 ‘자율지정제도’ 도입을 내년으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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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정 증권부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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