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유망주 정현(69위·삼성증권 후원)이 세계 랭킹 5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를 상대로 잘 싸웠으나 결정적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정현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4천230만 달러) 나흘째 남자단식 2회전에서 바브링카에게 0-3(6<2>-7 6<4>-7 6<6>-7)으로 졌다.

이틀 전 1회전 경기에서 제임스 덕워스(95위·호주)를 3-0(6-3 6-1 6-2)으로 완파하고 2008년 프랑스오픈 이형택(39) 이후 한국 선수로는 7년 만에 메이저 대회 본선 승리를 따낸 정현은 이날 패배로 3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 64강에 오르며 랭킹 포인트 45점과 상금 6만8천600 달러(약 8천만원)를 받게 된 정현은 매 세트 바브링카를 괴롭히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바브링카는 지난해 호주오픈과 올해 프랑스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으며 세계 랭킹 3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지금까지 정현이 맞선 상대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기도 하다.

정현은 1세트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내주며 게임스코어 0-3으로 끌려가는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듀스 끝에 지키면서 한 게임을 만회한 정현은 바브링카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것도 40-0으로 뒤지다가 듀스까지 만들어 기어이 상대 서브 게임을 가져온 것이다.

기세가 오른 정현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3-3,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어진 바브링카의 서브 게임에서 상대를 15-40까지 몰아세웠다.

하지만 끝내 바브링카의 서브 게임을 가져오지 못했고, 게임스코어 4-4에서 다시 한 번 브레이크 기회를 잡았으나 이번에도 바브링카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켰다.

30-40에서 서브 에이스 3개를 연달아 터뜨리며 정현의 브레이크 기회를 무산시켰다.

결국 타이브레이크에서 2-7로 첫 세트를 뺏긴 정현은 2세트에서는 더욱 아쉽게 세트를 허용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바브링카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초반 게임스코어 3-0, 4-1까지 앞서며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온 듯했다.

특히 바브링카의 첫 서브 게임을 따낼 때는 상대 더블폴트에 이어 바브링카가 마음먹고 때린 스매싱이 네트를 맞고 떠오르며 아웃이 되는 행운까지 따랐다.

그러나 2세트까지 서브 에이스 18개를 터뜨린 바브링카는 고비마다 에이스로 위기를 넘겼고 결국 4-4로 동점을 만든 끝에 다시 한 번 타이브레이크에서 정현을 7-4로 따돌렸다.

1,2세트를 2시간에 걸쳐 끝낸 정현은 마지막 3세트에서는 두 차례나 코트를 바꾸는 사이에 다리 근육 마사지를 받는 등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분투한 끝에 또다시 타이브레이크에서 바브링카의 벽을 넘지 못하고 3시간이 넘는 접전에서 아쉽게 물러섰다.

앤디 머리(3위·영국)는 아드리안 만나리노(35위·프랑스)를 상대로 3-2(5-7 4-6 6-1 6-3 6-1) 역전승을 거두고 32강에 합류했다.

여자단식에서는 시모나 할레프(2위·루마니아), 페트라 크비토바(4위·체코), 빅토리야 아자란카(20위·벨라루스) 등 우승 후보들이 3회전에 안착했다.

올해 윔블던에서 준우승한 가르비녜 무구루사(9위·스페인)는 요한나 콘타(97위·영국)에게 1-2(6<4>-7 7-6<4> 2-6)로 져 탈락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