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땅 쟁탈전…울산 최고 825 대 1
울산 북구 송정지구에서 아파트 용지 7개 필지 매각에 신청예약금(계약금의 5%)만 16조원 이상이 몰렸다. 추첨 경쟁률도 올 들어 공공택지지구 중 최고인 800 대 1을 넘었다. 요지의 대형 택지개발지구가 줄어들면서 건설회사들의 택지 확보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울산 송정지구 7개 필지 매각에 5303개 업체가 참여해 신청예약금만 16조1616억원이 들어왔다고 26일 발표했다.

7개 필지 중 하나인 제8블록엔 825개 업체가 뛰어들어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필지 신청예약금만 3조2000억여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 공공택지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경기 시흥 은계지구 B5블록의 613 대 1보다도 크게 높다. 가장 많은 1162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제5블록 경쟁률도 791 대 1이었다.

건설업체들은 송정지구가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울산 안에서 마지막 남은 택지지구인 데다 입지여건도 뛰어나 눈독을 들여 왔다. 송정지구는 북구 송정동 일대 143만8000여㎡ 규모에 주택 7821가구, 인구 1만9500여명을 수용하는 택지지구다. 국도 7호선(산업로)과 동해남부선이 지구 서쪽으로 인접해 있고 동쪽으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연결되는 오토밸리로가 있다. 동해남부선은 지구 서쪽에서 동쪽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택지 입찰 경쟁률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정부가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고 대규모 신도시 조성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하면서 알짜 택지지구의 희소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건설회사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 중견 주택업체 대표는 “공공택지는 사업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모든 건설회사들이 용지 추첨이나 입찰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 신규 택지 조성을 중단한 LH는 내부적으로 중소 규모 택지지구 후보지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적 100만㎡ 이상의 택지지구 개발은 하지 않지만 주택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50만㎡ 안팎인 택지지구 후보지 물색을 지역본부별로 검토 중이다. LH 관계자는 “중소 규모 택지지구가 적절하게 조성돼야 주택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