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개인재무관리 ABC] (19) 생각하는 투자
지난 4월 말 코스피지수가 2150을 넘자마자 코스피 3000 시대를 거론하던 일부 증시 전문가의 희망과 달리 주가는 8월24일 1829로 마감될 정도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같은 날 미국 다우존스지수도 588포인트 하락했고 중국 시장 붕괴는 이미 역사가 됐다. 사실 주가, 환율 등 금융변수의 대표적 특성은 불확실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는 수개월을 내다보는 미래 주가 전망을 제시하곤 하는데, 투자자들은 이를 매우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 이들이 특정 견해를 내놓는 동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과 중립적 관계에 있기보다는 시장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다. 이들은 대부분 (광의의) 증권유관기관에 재직하며 이들의 가치와 수요는 시장이 불황일 때보다 활황일 때 더 크다. 그러므로 이들에게는 주가에 대해 되도록 긍정적으로 전망할 유인(incentives)이 상존한다. 둘째, 상식적인 얘기지만 우리처럼 이들도 내일 일을 모른다. 한반도 비무장지대에서의 남북 간 충돌로 한쪽이 소위 준전시사태까지 선포하게 될 것을 예견한 사람은 이들 중 아무도 없다. 그 누구의 주가 전망이라도 근본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셋째, 이들은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들의 견해를 좇아 코스피 2150 시점에 투자한 사람은 코스피가 1846으로 마감한 8월24일 시점에서 평균 14%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자기 책임’이므로 이 손실은 본인의 책임이다. 증시 전문가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주가를 전망해도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을 뿐 아니라 만일 전망이 맞는다면 그는 스타가 된다. 그러므로 증시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런 유인구조 하에 나오는 것임을 개인투자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본인이 책임져야 할 주식투자는 본인이 주도해야 한다. 개인이 주도할 수 있는 투자란 위험한 종목투자가 아닌 상장지수펀드 등에의 투자를 의미한다. 4월 말에서 8월 말까지 코스피는 14% 하락했지만 블루칩(대형 우량주) 중에는 30% 이상 하락한 종목도 있다. 둘째로 시기별 분산투자다. 매달 50만원씩 투자하는 사람은 8월 말 현재는 싸게 주식을 매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식적 투자다. 한국전쟁은 대한민국의 많은 군인들이 휴가를 간 일요일 새벽 4시에 발발했다. 태평양전쟁 때 일본의 진주만 기습도 예고가 없었다. 이는 곧 준전시사태 선포 같은 공공연한 예고로는 주가가 하락할 이유가 없음을 시사한다.

만일 한반도 상황만이 주가의 유일한 변수라면 그때는 오히려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할 시점이다.

유진 < 한양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