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치약으로 틀니 세척 땐 세균 감염…전용 세정제로 닦아야 99% 살균
평균 수명이 높아지면서 인공치아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표적 인공치아인 틀니를 사용하는 인구는 국내에만 400만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인구 2명 중 1명이 틀니를 사용하고 있다. 틀니는 입 속에 넣어 사용하기 때문에 세균 감염 등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지 관리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잘못된 틀니 사용 방법과 올바른 세정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치약으로 틀니 세정? 세균 감염 원인

대한구강보건협회가 최근 서울 및 4대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서 60세 이상 틀니 사용자(부분 및 전체 틀니) 500명을 대상으로 틀니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틀니 사용자 10명 중 7명이 잘못된 틀니 세정 방법을 사용했다. 조사 대상자의 44.2%(221명)가 치약으로 틀니를 닦았고 24.8%(124명)는 흐르는 물에 틀니를 헹궜다. 소금물에 담그는 사람도 6.4%(32명)였다. 모두 잘못된 관리 방법이다.

치약으로 틀니를 닦으면 연마제 성분 때문에 표면에 스크래치가 생겨 세균 감염의 원인이 된다. 틀니는 대부분 레진 재질이라 강도가 자연치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구내염이나 잇몸 염증, 구취 등 구강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더욱이 치약으로 틀니를 닦는 사람의 37.1%(82명)는 하루 3번 이상 틀니를 닦았다. 장기간, 자주 치약을 사용하면 틀니가 닳고 변형돼 잇몸과 틀니가 제대로 맞지 않는다. 틈새가 벌어져 음식물이 끼고 틀니가 잇몸을 자극할 가능성도 크다. 잇몸 통증이 생기고 음식 섭취, 대화 등 일생생활에도 불편이 생길 수 있다.

세정제로 닦은 뒤 물에 담가 보관해야

틀니를 물에 헹구거나 소금물에 세척하는 것도 잘못된 관리 방법이다. 입 속에 있는 틀니에서는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흐르는 물에만 헹구거나 물에 담가 보관하면 살균하기 힘들어 세균이 더욱 증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구취 및 구강 내 염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소독 효과를 기대하고 소금물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살균 효과는 크지 않다. 소금물에 틀니를 오래 담그면 변형이 생겨 틀니 수명만 단축할 수 있다.

틀니는 전용 세정제나 가글액 등으로 닦은 뒤 변형 방지를 위해 물에 담가 보관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다. 틀니 전용 세정제는 99% 살균 효과를 지녀 틀니에 남은 세균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컵에 틀니를 넣고 세정제를 넣어 5분 이상 담근 뒤 틀니 전용 칫솔을 이용해 닦으면 손상이나 변색, 세균으로 인한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가글액도 세정 효과가 있지만 종류에 따라 틀니 변색을 일으킬 수 있어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잠잘 때 틀니 착용은 삼가야

세정 방법뿐 아니라 착용 시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틀니 사용자에게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을 물었더니 35%(175명)가 하루 종일 틀니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18%(90명)는 가끔, 17%(85명)는 매일 틀니를 끼고 잤다. 틀니의 착용 시간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시간 틀니를 착용하면 잇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잠을 잘 때는 틀니를 빼는 것이 좋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침 분비가 줄어들어 구강 내 세균이 증가한다. 이때 틀니를 끼고 자면 혀나 틀니에 더 많은 플라크가 낀다. 이 때문에 틀니로 인해 구취가 생기거나 잇몸 조직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잇몸 뼈에 무리를 주기도 한다. 최근 일본 니혼대는 틀니를 낀 채 잠을 자면 폐렴 위험이 2.3배 높아진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신승철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단국대 치과대학 교수)은 “잘못된 틀니 관리를 하면 눈으로 보이지 않거나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틀니에 생긴 스크래치나 변형 때문에 세균이 번식해 잇몸 염증이 생기면 구강 건강뿐 아니라 심혈관, 폐렴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증상이 악화할 수도 있다. 신 회장은 “실제 틀니를 사용하는 노인의 3분의 2 정도가 틀니 구내염을 앓고 있다”며 “틀니에 호흡기 및 위장관 감염과 관련된 병원균이 존재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