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호 좋은아침병원 대표원장이 척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좋은아침병원 제공
전인호 좋은아침병원 대표원장이 척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좋은아침병원 제공
“관절 척추 치료의 절반은 진단입니다. 환자는 어떤 치료를 받을지보다 자신의 질환이 수술해야 하는 질환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경기 구리시에 문을 연 좋은아침병원의 전인호 대표원장은 관절 척추 질환자들이 병원을 선택할 때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척추수술병원이 늘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권하는 병원이 많다는 비판이 계속해 나온다.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진단 자료를 가지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며 상담받는 ‘의료 쇼핑’ 환자도 늘고 있다. 병원들이 제대로 된 진단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전 원장은 “관절 척추 질환자를 치료하면서 환자들이 원하는 병원은 착하고 좋은 병원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고 권하는 병원은 좋은 병원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 원장에게서 관절 척추 건강관리법 등을 들어봤다.

▷전문병원에서 근무하며 많은 관절 척추 환자를 치료하셨는데요. 최근 환자들의 특징을 설명해주세요.

“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진 디스크 환자의 나이가 점차 젊어지고 있습니다. 40~50대 환자는 물론 고등학생 환자도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고등학생이 병원에 와 다리저림 증상을 호소하면 질환을 의심하지 않고 돌려보냈지만 최근에는 MRI를 찍어 진단을 해봅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자세가 비뚤어지고 운동하지 않는 청소년이 늘면서 어린 나이에 디스크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고등학생도 척추 질환이 많나요.

“고등학교 3학년인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계속 앉아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속 버티다가 대입시험 못 본 친구를 3명 정도 봤습니다. 성장이 끝나기 전에 퇴행성 질환이 시작된 것이죠. 요즘은 아이들이 보채면 스마트폰을 주는 엄마가 많습니다. 거북목 일자목이 생길 위험이 높아집니다. 컴퓨터를 하느라 아이들이 뛰어놀지 않아 디스크 상태가 약해지고 빨리 노화합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 생긴 디스크를 평생 써야 합니다. 재생되지 않는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잘 쓰느냐에 따라 건강상태가 결정되는데 20대도 되기 전에 퇴행성 변화가 오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젊은 층도 척추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네요.

“과거에는 퇴행성 질환의 초점을 노인에게 맞춰 수술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젊은 사람도 자신의 관절 척추 건강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40대 중반에 건강검진하듯 척추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척추 상태를 알고 운동법 등을 익히는 것이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시술하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일상생활에서 관절 척추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빠른 걸음으로 하루 40분 정도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목과 허리의 균형을 잡을 수 있고 몸에 가장 부담이 없는 운동입니다. 몸을 만들기 위해 헬스클럽 등에서 단시간 근육운동을 하는 것은 관절 척추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통증이 있다면 하던 운동을 멈추고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합니다. 아프면 운동을 하고 아프지 않으면 운동을 멈추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최근 병원 문을 열었는데요. 병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비수술 치료인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등을 기본으로 하면서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에게는 피부를 작게 절개하는 최소침습 수술을 하는 병원입니다. 무엇보다 환자를 중심에 뒀습니다. 뜻이 통한 고려대 의대 신경외과 선후배, 전문병원에 함께 있던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병원을 차렸습니다. 다인실에 환자 개인용 TV, 냉장고를 설치했고 주치의들의 휴대폰 번호를 환자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관절 척추 분야 주치의를 두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지하 1층, 지상 6층, 총 83병상 규모의 병원이지만 신경외과 3명, 정형외과 3명, 내과 1명, 영상의학과 1명, 마취통증의학과 1명 등 전문의 숫자는 9명으로 비교적 많습니다. 의사가 많아야 환자들에게 충분히 상담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