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많이 피우는 남성은 난임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자 기능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주태 제일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난임 때문에 비뇨기과를 찾은 남성 193명을 분석한 결과 하루 1갑씩 10년 이상 담배를 피운 남성 10명 중 8명이 정액검사에서 비정상 소견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난임 환자를 정액검사 정상군(72명)과 비정상군(121명)으로 나눠 비교했다. 이들의 흡연량을 하루 1갑으로 봤을 때 정상군은 평균 3.53년, 비정상군은 6.16년 담배를 피웠다. 비정상군의 흡연기간이 1.74배 길었다. 전체 난임 환자를 비흡연자, 흡연 기간 5년 이상~10년 미만, 10년 이상으로 나눠 조사했더니 담배를 오래 피울수록 정자 기능이 정상인 비율이 낮았다. 비흡연자의 42.8%, 5년 이상~10년 미만 흡연자의 46.4%가 정상이었지만 10년 이상 흡연자 중 정상은 20.7%에 불과했다. 서 교수는 “담배를 하루 20개비 이상 피우면 정자의 밀도와 운동성이 떨어진다”며 “장기간 흡연은 난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담배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의 생식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담배를 하루 1갑, 최소 5년 이상 피운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이 36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임신부가 흡연할 경우 태아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 흡연 중인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성장한 뒤 암 행동장애 선천성심장병 청력손실 생식능력과 폐기능 저하가 생길 위험도 높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