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매출이 823조453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71%, 순이익은 37조9130억원으로 1.41% 감소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52조3703억원으로 7.27% 증가했다. 대형 수출주 부진과 중소형주의 수익성 증대 현상이 두드러졌다.
[12월 결산법인 상반기 실적] 유가 하락 덕에 이익 늘었지만 성장성은 떨어져
○10개사 중 8개사 흑자

거래소가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 상장법인 579곳 가운데 분할 및 합병, 감사의견 비적정, 분석항목 미기재 등 73곳을 제외한 506곳을 분석한 결과 중소형주가 속한 업종 매출은 늘어난 반면 대형주가 속한 업종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의료정밀, 의약품, 섬유의복, 음식료품, 비금속광물, 운수창고 등 6개 업종 매출은 늘고 화학, 철강금속, 전기가스, 유통, 전기전자, 통신, 서비스, 건설, 종이목재, 기계, 운수장비 등 11개 업종 매출은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흑자를 낸 기업의 이익이 크게 늘고 흑자가 감소한 기업의 감소폭이 작았던 것도 전체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전기가스는 작년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1912.67% 급증했고 의료정밀(215.77%), 화학(61.64%), 의약품(13.37%), 서비스업(6.98%) 등도 순이익이 늘었다.

또 분석 대상 기업 506개 중 연결 기준으로 401개(79.2%)가 영업흑자를 낸 반면 105개(20.8%)는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 이익개선 폭 커

실적이 부진했던 유가증권시장 대장주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전체 매출은 4.0%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2%, 11.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대형 수출주의 해외 매출이 줄고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등 기업 경영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구조조정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기업 이익은 늘었지만 성장성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 등 금융업의 수익성 개선폭은 컸다. 금융업종 상장사 48곳 가운데 합병·분할·결산기 변경 등이 발생한 7곳을 제외한 41곳은 올 상반기에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36.3%, 순이익은 42.2% 증가했다.

상반기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증권업 업황 개선이 뚜렷했다.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증권업은 영업이익 11조6244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314.9% 급증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올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실적이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으로 생산비용 절감에 따른 이익은 확보했지만 향후 주요 제조업종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12월 결산법인 상반기 실적] 유가 하락 덕에 이익 늘었지만 성장성은 떨어져
[12월 결산법인 상반기 실적] 유가 하락 덕에 이익 늘었지만 성장성은 떨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