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보험-저축은행…KB금융의 '계열사 연계 영업'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사진)이 은행, 보험, 카드, 캐피털 등 계열사 간 연계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카드·보험·캐피털을 연계해 출시한 자동차 금융 패키지 상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은행 고객을 캐피털·저축은행에 소개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등 지주사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에서다.

○치고 나가는 KB금융

18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 6월 낮은 신용도로 은행 대출이 어렵거나, 대출 한도를 초과한 고객을 KB캐피탈에 소개해 거둔 대출 실적이 112억5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 올 1월 대출실적(33억3000만원)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그룹 차원에서 연계영업을 강화한 결과다.

KB손해보험도 보험 약관대출 이용 고객 가운데 대출한도를 초과한 사람을 KB캐피탈과 KB저축은행에 소개하고 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KB손해보험과의 연계영업을 통해 들어오는 대출 문의가 하루평균 60~70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부터 KB국민카드 홈페이지에서는 카드론을 신청한 고객 중 신용도가 낮거나 대출 한도를 초과한 사람을 KB캐피탈 홈페이지로 연결해주고 있다. 카드론 이용 고객을 KB캐피탈이 흡수하기 위해서다. KB금융은 국민은행 홈페이지에도 같은 방식의 연결 배너를 띄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KB손보도 방카슈랑스 상품 구성을 확대하는 등 연계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KB손보의 방카슈랑스 매출 가운데 국민은행 창구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은 20.9%를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포인트 급증했다.
은행-카드-보험-저축은행…KB금융의 '계열사 연계 영업'
○신한·농협도 연계영업 확대

금융그룹 내 계열사 간 연계영업은 단순한 소개 정도만 가능하다. 하지만 오는 10월부터는 은행창구에서 계열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사의 대출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회사 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지주사 경쟁력 강화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이 연계영업에서 한발 앞서 나가자 KB금융 못지않은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신한금융과 농협금융그룹도 연계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농협금융 이사회는 최근 농협은행과 농협캐피탈의 연계영업 방안을 승인했다. 10월부터 은행에서 직접 캐피털사 대출 상품을 판매하려는 목적에서다.

신한금융이 기존 복합점포 외에도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과 증권의 자산 관리 서비스를 원스톱(one-stop)으로 제공하는 ‘신한PWM 라운지’ 16곳을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신한은행과 신한저축은행 간 연계대출 상품인 ‘허그론’과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연계한 자동차 금융상품인 ‘마이카’ 영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고객의 재무상황과 신용도에 따라 은행과 계열사를 적절히 연계해주는 사다리금융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10월 관련 법령 개정에 맞춰 또 다른 전략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