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60) 한국롯데 회장이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확인한 '경영권 우세'를 바탕으로 지난 11일 천명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3개 금융계열사의 처리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큰 계열사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캐피탈 지분 26.6%와 롯데손해보험 지분 26.58%을 갖고 있고, 롯데쇼핑은 롯데카드 지분의 93.78%를 보유한 대주주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산업자본인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으며,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2년 안에 관련 금융회사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따라서 지주사 전환을 위해 롯데가 취할 수 있는 금융 계열사 관련 방안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3개 금융계열사를 매각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롯데의 금융계열사는 신동빈 회장이 유통부문과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키워온 만큼, 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재계와 시장의 시각이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유통과 더불어 금융 분야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매각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하나는 롯데가 현재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 논의 중인 금산분리 규제 완화 등을 기다리며 계속 과징금을 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 역시 규제 완화의 불확실성과 반 롯데 정서 등을 고려할 때 개연성은 낮다.

신 회장은 지난 11일 지주사 전환 비용과 관련, "금융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롯데의 2~3년치 순수익과 맞먹는 규모로, 부담스러운 지배구조 개선 비용 조달 방법과 구체적 개선 작업 등에 대해서는 그룹도 아직 뚜렷한 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롯데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달 중 그룹 정책본부와 회계·법무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한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oh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