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여파로 올해 1분기 가구 실질소득이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512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세 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증가율 자체는 전 분기(3.9%)보다 둔화했다.

가장 비중이 높은 근로소득(329만1000원·64.3%)이 1.1% 줄어든 영향이 컸다. 가계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은 2021년 1분기(-1.3%) 후 3년 만이다. 지난해 대기업 실적이 부진해 상여금이 줄어든 결과다.

반면 사업소득(87만5000원)은 임대소득·농업소득 등이 늘면서 8.9% 올랐다. 이전소득(81만8000원)도 국민·기초연금수급액 인상, 부모급여 확대 등으로 5.8% 증가했다.

물가를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1.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분기 기준 2021년(-1.0%) 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7년 1분기(-2.5%) 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실질 근로소득이 3.9% 줄면서 감소세를 이끌었다.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물가가 오른 만큼 소득이 늘지 않아 가구 실질소득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