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전세계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점] 美 금리인상과 中 위안화 그리고 원화
다만 미국 달러화의 신흥국 통화 대비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경우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거나 긍정적일 수도 있다.

17일 중국 인민은행은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9% 내린(가치 상승) 6.3969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14일 0.05% 내린 뒤 이틀째 평가절상(환율 하락)됐다.

지난주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11~1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약 4.59% 평가절하했다.

시장에서는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완화되면서 시장의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위안화의 가치 하락 속도는 줄겠지만,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 환율은 여전히 (당국의) 정책 방향성으로 결정되고 있다"며 "지난 14일 절상은 방향성이 달라진 것이라기보다 '속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평가절하의 충격은 일부 진정됐지만 연말까지 추가 절하 가능성이 높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당국의 정책 기조 등을 고려하면 지난달 말 대비 5~6%의 추가 절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연말까지 위안화 환율을 6.5~6.6위안 수준으로 전망했다.

위안화의 절하는 그동안 누적됐던 위안화 강세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2012년 이후 3년반동안 교역가중치와 물가를 감안한 실질실효환율이 가장 많이 절상된 국가다. 이 이간 중국 위안화는 21%, 한국 원화는 16%로 가장 많이 절상됐으며 일본 엔화는 34% 절하됐다.

국내 경제에 위안화의 절하가 미치는 영향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 달러화 대비 원화도 같이 약세(환율 상승)를 보일 경우 부정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하는 선진국 시장에서 한국의 수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중국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한국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는 0.35 수준이다.

위안화 가치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 변화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크다. 미 달러화의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위안화뿐 아니라 원화 가치도 하락(환율 상승)할 수 있어서다.

이 연구원은 "만일 원·달러 환율이 위안·달러 환율과 유사한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원·위안 환율의 하락폭이 커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환율의 변동 속도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와 원화의 가치 하락 속도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은 위안화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해 다른 신흥국 통화에 부담이 되는 것"이라며 "원화 환율이 동반 상승하거나 비슷한 속도를 나타낼 경우 실질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