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 과일 맛의 공습] 빙과도 진한 과일맛 열풍…통과일 썰어넣고 과일함량 두 배 높여
우후죽순 생겨난 커피전문점 등에 밀려 고전해온 빙과업계가 진한 과일맛을 내세운 제품으로 ‘뒤집기’에 나섰다.

과거에는 향을 가미해 과일맛 흉내만 낸 빙과류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과일 함량을 대폭 끌어올려 진한 풍미를 강조한 제품이 부쩍 늘었다. 빙과회사들은 5~10% 수준이던 과일 함량을 20~40% 안팎까지 높이는 추세다.

○아이스크림 속에 통과일이

[새콤달콤 과일 맛의 공습] 빙과도 진한 과일맛 열풍…통과일 썰어넣고 과일함량 두 배 높여
롯데제과는 딸기, 망고, 파인애플, 키위 등 네 가지 맛의 아이스바 ‘리얼팜’을 출시했다. 요구르트로 만든 아이스바 속에 입에서 묵직하게 씹힐 정도로 크게 썰어낸 과일을 넣은 제품이다. 과일맛 향이나 시럽을 넣은 것이 아니라 진짜 과일을 넣어 식감이 뛰어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해태제과도 망고 생과육을 그대로 활용한 아이스크림 ‘망고바’를 선보였다. 얼음 알갱이가 전혀 없는 ‘리얼 과일 아이스크림’을 표방한 이 제품은 은은하게 퍼지는 망고의 달콤한 향과 함께 고급스럽고 깔끔한 뒷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젊은 여성 소비자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웰빙 트렌드가 아이스크림에도 반영되면서 첨가물이 아니라 진짜 과일로 맛을 낸 제품이 주류로 떠올랐다고 분석한다. 소비자들은 과일이 들어가면 건강에 좋을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남인호 BGF리테일 건강식품팀 상품기획자는 “얼린 과일 빙과의 인기는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인공감미료 등을 덜 사용했을 것이란 소비자의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일 함량, 쭉쭉 올렸습니다

편의점들이 내놓은 자체상표(PB) 아이스크림에서도 과일맛 제품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편의점업계가 집계한 빙과류 판매순위를 보면 GS25의 PB 제품인 ‘25% 망고빙수’와 ‘30% 망고바’, 세븐일레븐의 PB 아이스크림인 ‘망고바’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제품의 특징은 과일 함량이 높아 맛이 진하다는 것이다. 세븐일레븐 ‘망고바’의 과즙 함량은 14%이고 GS25 ‘25% 망고빙수’와 ‘30% 망고바’는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망고 과즙 함량이 각각 25%, 30%에 달한다.

PB 제품 외에도 최근 높은 매출을 올리는 과일맛 아이스크림은 과일 함량이 높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빙과시장의 전통적인 인기상품으로 꼽히는 ‘메로나’ ‘폴라포’ ‘스크류바’ 등의 과즙 함량이 5% 미만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빙그레는 2013년 출시한 ‘눈꽃얼음에 딸기가 송송’의 과즙 함량을 올초 10%에서 20%로 올렸고, 지난 4월에는 과즙 함량을 40%로 높인 ‘눈꽃얼음에 파인애플이 송송’도 후속작으로 내놨다.

○장수제품도 과일맛으로 속속 변신

기존 인기상품에 과일맛을 덧입히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롯데제과는 1986년 출시된 장수제품이자 국내 빙과시장 1위 브랜드인 ‘월드콘’에 과일맛을 더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달콤한 아카시아꿀과 상큼한 유자맛 시럽을 넣은 ‘월드콘 허니유자’를 내놓은 것이다. 콘 위에는 땅콩과 유자시럽, 아이스크림 속에는 주황색 유자청이 들어 있다. 전통 차나 조청 등으로 접하던 유자가 최근 다른 식품과 결합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반영해 개발했다고 롯데제과는 설명했다.

한 빙과업체 관계자는 “팥빙수나 음료 등에 이어 빙과 시장에도 ‘리얼’과 ‘무첨가’ 바람이 불고 있다”며 “아이스크림도 웰빙 트렌드를 타고 첨가물이 아니라 진짜 과일로 맛을 낸 제품이 주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