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투자의 본류가 중국에서 일본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일 기준 일본펀드의 최근 3개월 순유입 자금은 5천190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간 일본펀드에 몰린 자금은 중국펀드 순유입액 2천370억원의 배를 웃돈다.

최근 1개월간 자금 유출입을 보면 일본펀드로는 1천620억원이 들어왔으나, 중국펀드에선 239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처럼 일본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일본 증시가 모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011년 11월 8,000선에서 지난 7일 2만724.56까지 3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중국 증시가 최근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추가 하락 우려가 고조되자 중국본토펀드 환매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실제 국가별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을 보면 일본펀드가 19.05%로 가장 높다.

유럽펀드(17.78%)와 인도펀드(14.16%)에 이어 중국본토펀드가 13.64%의 수익률을 올렸다.

3개월 누적 수익률은 일본펀드가 4.57%인 반면 중국본토펀드는 -12.38%로 평가손실을 냈다.

일본 증시의 호황은 '아베노믹스'의 효과 덕이다.

일본은 2013년부터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쓰면서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작년 하반기 이후 수출 물량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부동산시장과 소비가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일본 증시는 수출주 중심의 실적 호전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일본펀드를 속속 선보이며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6월 일본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본중소형포커스펀드'를 출시해 1천112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일본의 중·소형주 중에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0 이하인 저평가 종목이 많은데다 정부의 구조개혁 정책과 맞물려 신사업 창출이 기대되는 의료와 사회기반, 여행 등의 종목들도 다수 포진돼 있다고 삼성운용은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달 중순 이후 '미래에셋다이와일본밸류중소형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펀드는 일본 다이와투신의 일본밸류발굴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상품으로, 실적 전망이 좋고 저평가 매력을 갖춘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일본과 유럽지역의 성장 주식에 투자하는 '하나글로벌코어알파랩'을 출시하고 리서치센터에 '일본 리서치팀'을 신설했다.

일본 리서치팀은 일본 주식에 대한 분석 작업에서 시작해 일본 투자 상품 발굴과 개발 등의 업무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하나대투증권은 전했다.

정윤식 하나대투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중국 증시가 조정에 진입한 만큼 다른 해외 투자지역으로 분산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중국 증시 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일본과 유럽에 투자하는 상품 비중을 늘리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차대운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