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까지 10곳 대표이사 등재, 7일 나머지 2곳 등기정리 완료
9곳은 신격호·신동빈 2인 대표이사·3곳은 신동빈 단일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지배 구조의 핵심으로 지목된 일본 소재 L투자회사 12개 전체의 대표이사가 됐다.

연합뉴스가 지난 6일에 이어 7일 도쿄에서 L투자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확인한 결과 신동빈 회장은 L투자회사 12곳(1∼12) 모두에 올해 6월 30일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지난달 31일 자로 이런 사실이 등기됐다.

6일까지는 L투자회사의 등기부등본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L투자회사 10곳(1·2·4·5·7·8·9·10·11·12)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것이 확인됐다.

7일 추가 확인결과 일본 법무성 법무국은 신동빈 회장을 L제 3·6투자회사로 기재하는 작업을 이날 마무리하고 등기부등본을 공개했다.

이처럼 신동빈 회장이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새로 등재된 결과 L제1·2·3·7·8·9·10·11·12투자회사 등 9곳은 신격호 총괄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신격호·신동빈 2인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L제4·5·6투자회사 등 3곳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신동빈 회장이 혼자서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L투자회사 12개 중 11개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롯데홀딩스(지분 19.07%)지만 이들 L투자회사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전체의 3분의 2가 넘는다.

따라서 L투자회사를 장악하면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쥐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이 'L제○투자회사'들은 2000년대 후반 일본 롯데그룹이 지주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름을 바꾸거나 투자회사와 합병된 기존 계열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일본 롯데는 정부의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지주사 재편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식품 분야를 총괄하는 롯데홀딩스와 그 외의 분야를 거느리는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양대 지주사 체제가 갖춰졌다.

식품·물류부문이었던 롯데냉과·롯데물류·일본식품판매는 각각 L제3투자회사·L제4투자회사·L제6투자회사와 합병됐고, 이후 L제2투자회사가 된 롯데상사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식품을 제외한 롯데애드(L제7투자회사)·롯데리스(L제8투자회사)·롯데데이터(L제9투자회사) 등 6개 회사 역시 L투자회사로 바뀐 채 또다른 지주사인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의 지배를 받는 형태로 전환됐다.

(도쿄·서울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고유선 기자 sewonlee@yna.co.kr,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