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 죽인 치과의사에 앞서 3개월전 짐바브웨에서 사냥

짐바브웨에서 미국인 치과의사가 '국민 사자' 세실을 도륙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기 3개월 전에도 또 다른 미국인 의사가 같은 곳에서 사자를 잔혹하게 밀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짐바브웨 국립공원야생동물관리청은 지난 4월 황게 국립공원 근처에서 한 미국인이 활로 사자를 불법 사냥한 사실이 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관리청은 성명을 통해 사자를 밀렵한 미국인이 펜실베이니아 주 머리스빌에 거주하는 68세 의사 잰 세스키라고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여성 종양 전문의인 세스키는 피츠버그의 앨러게니 종합병원의 무수혈 치료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세스키의 신원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인했다고 짐바브웨 국립공원 대변인 캐럴라인 와샤야 모요가 말했다.

모요 대변인은 "사냥꾼들이 짐바브웨에 입국하면 개인정보, 사냥을 위해 얼마를 지급했는지, 사냥할 동물 마릿수와 종류, 사냥 기간과 장소를 적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각종 사파리 용품 판매 및 사냥 사이트에는 세스키가 코끼리, 임팔라(큰 뿔이 달린 아프리카 영양), 쿠두(몸집이 큰 아프리카 영양), 하마, 타조, 얼룩말 등 사냥한 동물 옆에 서서 찍은 사진들이 다수 올라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짐바브웨 당국은 농장주 헤드먼 시반다를 체포했으며 그가 경찰의 수사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세스키는 사자 사냥이 불법인 곳에서 사냥했으며, 그의 사냥을 도운 땅 주인인 농장주 시반다가 사자 사냥을 할 수 있는 쿼터도 없었다고 짐바브웨 당국은 덧붙였다.

세스키는 취재진의 자택 방문과 전화 연락에 응답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의 이웃들은 세스키가 그리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불법적인 일을 저지를만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짐바브웨 정부는 지난달 초 허가 없이 세실을 죽인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며 그의 신병을 자국에 인도하라고 미국에 공개 요청했다.

세실은 황게 국립공원 밖으로 유인돼 화살에 맞아 다친 상태로 도망치다가 뒤쫓은 파머 일행에 의해 사살당했다.

짐바브웨 당국은 파머를 도와 세실 사냥에 나섰던 전문 사냥꾼 테오 브론코르스트와 농장주 어니스트 은들로부를 세실의 죽음을 방조한 혐의로 붙잡아 정식 기소했다.

짐바브웨 당국은 또 1일 황게 지역에서 사자와 표범, 코끼리 사냥을 금지하고 활과 화살을 사용한 사냥은 허가를 받지 않고선 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라레<짐바브웨> AP=연합뉴스) jianwa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