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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훈 이사장 "산업단지 안에 대학캠퍼스 유치…'창조경제 거점'으로 거듭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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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 한국산업단지공단

    인터뷰 / 강남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삭막한 제조업 공장 이미지 탈피
    기반시설 확충해 '창의적 공간' 변신

    산업단지 전용 4세대 LTE망 구축
    클라우드 활용 공장 자동화 가속도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요즘 잘나가는 강소기업을 찾으려면 강남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의 페이스북을 보면 된다.” 국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 중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강 이사장이 전국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페이스북에 매주 한두 차례 직접 올리는 ‘업체 탐방기’를 두고 하는 얘기다. 그는 역대 산단공 이사장 중 ‘현장을 가장 열심히 찾는 이사장’으로 꼽힌다. 방문한 업체는 200여곳을 넘어섰다.

    서울 구로동에 있는 산단공 서울지사에서 만난 강 이사장은 대구 본사에서 막 올라오는 길이라고 했다. 산단공은 지난해 초 대구로 이전했다. 강 이사장은 “대구 인근 경산에 7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1만5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유발효과는 6조원에 달한다고 했다. 산단공은 지방으로 이전한 공기업 중 지역 발전에 가장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 산업단지가 1000개를 넘어섰다고요.

    “일반인은 산업단지에 대해 잘 모를 겁니다. 경제 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산업단지입니다. 전국 제조업 총생산의 69%, 수출의 81%, 고용의 47%를 담당합니다. 1964년 국내 첫 산업단지인 구로공단(현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1082개 산업단지가 있습니다. 산업단지엔 8만1000개 기업이 입주했고, 207만여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합니다.”

    ▷산업단지가 지난해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해 9월 산업단지 출범 50주년 행사를 한국 최초의 산업단지인 서울디지털단지에서 열었습니다. 1960~1970년대 구로공단에서 ‘여공’으로 일했던 분들을 초청해 사은행사도 했습니다. 그분들은 당시 추억을 되새기며 즐거워했고요.”

    ▷하지만 산업단지 노후화 문제는 심각합니다.

    “산업단지도 아파트단지와 비슷합니다. 아파트가 낡고 오래되면 재개발을 하죠. 산업단지도 50년이 지나니 노후화됐습니다. 산업단지 내 각종 기반시설은 오래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문화 및 복지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요. 이러니 젊은 인력이 잘 오려고 하지 않아요. 결국 입주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국내 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노후 산단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까요.

    “과거 산업단지는 제조업 중심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산업단지 안에 연구소 및 대학 캠퍼스를 유치해 ‘산학융합집적지구’를 조성하는 중입니다. 산업단지에서 학업과 현장실습을 함께하는 거죠. 또 편의 및 복지, 문화시설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손잡고 스포츠단지도 조성할 겁니다. 좁은 도로와 주차장 등 기반시설도 대폭 손보고 있습니다.”

    ▷관련 법령도 마련됐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1월 ‘노후거점산업단지의 활력 증진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지난 7일 발효됐습니다. 노후 산단에 대한 범정부적인 지원체계를 확립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국회에선 여야 의원 30여명이 참여하는 ‘산업단지혁신포럼’이 열립니다. 산업단지 업그레이드 작업에 대한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된 셈입니다. 가장 중요한 실천이 남았죠. 정부의 예산 지원이 많이 뒷받침되면 좋을 텐데요.”

    ▷산단 혁신작업에 속도가 붙었으니 성과가 하나둘씩 나오겠군요.

    “이달 말께 산업단지 내 전용 4세대 이동통신망(LTE망)을 구축합니다. ‘스마트 산업단지’란 프로젝트예요. 산업단지에 입주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전용망을 통한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의 서버)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공장 자동화작업을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같은 산업단지 혁신사업에 민간기업도 뛰어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돈벌이’가 된다면 민간 참여 영역이 넓어지겠죠. 실제로 하반기에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컨소시엄 사업자를 공모할 계획입니다.”

    ▷우리가 참고할 만한 해외 모델이 있을까요.

    “스웨덴의 시스타가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스톡홀름 인근에 있는 이곳은 원래 정보기술(IT) 산업단지였으나 최근 IT와 헬스케어, 바이오산업이 융합한 ‘디지털 생명과학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기업뿐 아니라 병원, 연구소 등이 협업해 원격의료산업 등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죠. 우리도 비슷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기계분야에 특화된 창원 산업단지와 전자업종이 많은 구미 산업단지가 융합하는 겁니다.”

    ▷산업단지가 창조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산업단지 출범 50주년 행사에 참석해 ‘산업단지를 산업화의 주역에서 창조경제의 거점으로 재창조해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내 산업의 기반이자 고용 창출의 원천인 산업단지를 새롭게 재생시켜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되찾자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산업단지를 빨리 혁신하면 창조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겁니다.”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분위기는 어떤가요.

    “얼마 전에 만난 한 중소기업인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기업혁신 전략엔 세 가지가 있대요. 첫째는 ‘경주마 전략’입니다. 경주에 나선 말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거죠. 둘째로 ‘지구본 전략’이랍니다. 절삭공구 업체 와이지원은 임직원들끼리 ‘세계 1등 합시다’고 인사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상어 전략’인데요, 상어는 부레가 없어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대요. 한 중소기업은 회사 로고를 상어로 바꾸며 각오를 다졌다고 합니다. 중소기업 현장은 참 치열합니다. 생산현장에서 들은 이야기와 업종의 특성, 업황 등을 일단 수첩에 메모해뒀다가 이동하는 KTX나 차 안에서 정리해 페이스북에 올립니다.”

    ▷기억에 남는 기업인이 있습니까.

    “파주에 산업용 나이프 1위 업체 대한정공이 있는데, 30여년간 ‘한 길’을 걸어온 기업입니다. 공장을 둘러보던 중 부싯돌을 갈고 불꽃이 튀기는 작업현장에서 한 노인이 쭈그리고 앉아 칼을 가는 걸 봤습니다. ‘숙련공인가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동생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뒤 일반 노동자와 함께 칼을 담금질하고 있는 창업주였습니다. 산업단지엔 이렇게 멋진 장인정신을 가진 강소기업이 많습니다.”

    ▷11월에 열리는 세계클러스터경쟁력 총회를 유치했습니다.

    “의미 있는 행사입니다. 50여개국의 클러스터 정책 전문가와 유관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대회입니다. 독일을 비롯해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관련 논문만 80여편을 제출했습니다. 이 대회를 통해 한국의 산업단지 클러스터 추진 경험을 세계와 공유할 계획입니다.”

    ▷산단공과는 어떻게 ‘연’을 맺게 됐나요.

    “산업자원부에 근무했을 때 ‘산업단지의 혁신클러스터화 전략’을 세워 2004년 6월 대통령 주재 국정과제회의에 보고했습니다. 이후 이 전략이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되면서 산단과의 ‘인연’이 시작됐죠. 제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건 혁신 클러스터 사업입니다. 과거 단순 생산기능 중심의 산단에 연구 및 혁신기능을 연계해 고도화를 추진하는 겁니다.”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산단공은 지난 50여년간 기업을 규제하던 관리·감독기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지원기관’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규제는 최소화하고, 자율적으로 기업과 협력하고 소통하기 위해 먼저 찾아가야 하죠. 제 생각에 우리 직원도 공감대를 형성했고, 다들 변하고 있습니다. 제가 부임한 뒤로 ‘업무가 더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를 하더군요. 일은 많아졌지만 그만큼 보람 있고 성취감도 높아져 뿌듯하다고 합니다. 산단공은 기업과 가장 가까이 있는 기관입니다.”

    ■강남훈 이사장은

    1961년 경남 합천 출생이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와 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에서 대변인, 자원개발정책관,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 등을 지내며 산업단지 혁신, 지역산업 진흥, 산업구조 고도화, 에너지 수급 등을 담당했다. 2011년부터 대통령실 지식경제비서관을 지냈고, 2013년 9월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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