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공식 출범한 브릭스 신개발은행(NDB)의 쿤다푸르 와만 카마트 초대행장은 그리스의 회원 가입은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카마트 행장은 22일 홍콩 봉황망과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브릭스 신개발은행 회원 가입에 대해 이사회가 어떤 의견도 제출한 바 없으며 지금으로서는 언제 다른 국가를 회원국으로 초청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그리스 정부가 최근 브릭스 신개발은행 가입을 위해 일부 브릭스 회원국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보도 내용과 사실상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카마트 행장은 현재 NDB 회원국은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 5개국이라고 못박고 이후의 일은 그때가서 다시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의 파나요티스 라파자니스 환경에너지장관은 지난 17일 그리스가 NDB 가입 신청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으며 이미 러시아의 지지를 획득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카마트 행장은 또 NDB를 중국이 주도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NDB를 설립한 5개 회원국이 동일한 지위를 갖게 되며 출자 자본금도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NDB는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 1천억달러의 자본금으로 설립했으며 본부는 상하이에 두고 있다.

NDB는 이밖에 1천억달러 규모의 위기대응기금(CRA)을 설립, 회원국이 위기상황을 맞으면 금융 지원에 나서게 된다.

기금에는 중국이 410억달러, 러시아, 브라질, 인도가 각각 180억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나머지 50억달러를 출자한다.

NDB는 21일 상하이에서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행사를 가졌다.

카마트 행장은 현재 주요 프로젝트와 정책을 입안하는 단계에 있으며 향후 10개월내 전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내년 4월에 첫번째 프로젝트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마트 행장은 그러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NDB와 AIIB는 협력할 여지가 많다면서 공동대출 혹은 공동 프로젝트 등 합작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우 재정부장도 전날 창립식에서 같은 의견을 냈지만 양쪽이 아직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방식과 프로젝트는 아직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카마트 행장은 또 NDB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의 지위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존 국제금융질서에 도전이 아니라 보충하고 촉진하는 기능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 5개국의 총인구는 세계 전체 인구의 40%를 점하며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점한다.

경제총량이 미국과 대등한 수준이다.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NDB 설립 취지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주도의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으며 서방 주도의 국제금융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카마트 행장은 NDB와 세계은행은 각기 맡은 역할이 다르고 기능도 다를 것이라면서 경쟁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합작할 일이 더 많다고 역설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NDB가 AIIB와 함께 다변화되는 국제금융질서에 합류해 세계 인프라투자 수요에 공동대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카마트 행장과 브릭스 5개국에 축하인사를 전했다.

신흥시장과 저개발국가에서 인프라 투자 부족자금은 매년 1조에서 1조5천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용 총재는 NDB 등에 세계은행의 지식과 경험을 나눠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