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부진했지만 그때도 사실 열심히 했다"

"우승이요? 글쎄요…하지만 스윙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 출전한 최나연(28·SK텔레콤)은 8일(현지시간) 대회가 열리는 랭커스터컨트리클럽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자신감'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강조했다.

2013∼2014년 두 해에 걸쳐 한 차례 우승도 없이 부진했지만, 올해 들어 2승을 챙긴 덕분인지 이날은 얼굴에 밝은 표정이 역력히 묻어났다.

그래선지 평소 '웃음이 없고 무뚝뚝하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인터뷰 내내 웃으며 답변했다.

하지만, 최나연은 "어느 한 홀도 그린을 넘기면 낭패를 볼 정도로 이번 대회 코스가 어렵다"면서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2012년 이번 대회에서 거머쥔 우승컵을 되찾아 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다음은 최나연과의 일문일답.
--3년 전에 우승했던 이 대회에 다시 임하는 각오는.
▲여러 가지로 아주 좋다.

스윙에 자신감이 생겼다.

--최근 2년간 부진했는데, 슬럼프에서 완전히 탈출했다는 얘기인가.

▲결과적으로 외부에서 보면 그렇게(부진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나로서는 부진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때도 열심히 했다.

그렇게 열심히 한 덕분에 올해 들어 성적이 좋아진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보니 우승하고 싶은 생각이 강해 보인다.

▲(크게 소리를 내 웃으며)하하…우승이요? 글쎄…아무튼 스윙에 자신감이 생겼다.

우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정말 생각 안한다.

무엇보다 지금 상태가 아주 좋다는 것,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코스에 대한 사전 평가는.
▲무엇보다 공을 그린에 올릴 때 그린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린 주변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린 이외에 특별히 어렵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또 있나.

▲사실 코스 전체가 다 어려워서 모든 스윙이 다 중요하다.

(웃음)
--이번 코스에서 라운딩해본 적은 있나.

▲어제까지 두 번에 걸쳐 라운딩하면서 코스를 익혔다.

--대회 기간 컨디션 조절을 위해 특별히 챙겨 먹는 음식이 있나.

▲우리나라 음식을 마음껏 먹는다.

특히 햇반에다 불고기를 즐겨 먹는 편이다.

--첫날 크리스티 커, 알렉시스 톰프슨 등 외국선수와 동반 라운딩을 하는데, 잘 아는 선수들인가.

▲잘 안다.

누구와 라운딩하는지 특별히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많은데. 본인의 경기에 어떤 영향이 있나.

▲솔직히 말하면 외국선수들은 내 플레이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한국 선수들이 많으면 도움이 된다.

'한국 선수들만 너무 잘한다.

한국 선수들이 너무 많다'는 시각이 있지만 그래도 한국 선수들이 많으면 좋다.

한국 선수들은 나의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친구이기 때문이다.

--관중이나 팬들이 자신에 대해 잘못 아는 것이 있다면.
▲주변에서는 내가 웃지도 않고, 포커페이스이고, 말도 없고, 무뚝뚝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친구들과 있을 때면 '장난꾸러기'는 저리 가라할 정도로 잘 논다.

친구들을 향해 큰 소리로 "조용히 해"라고 고함도 잘 지른다.

또 웃기도 잘 웃는다.

(최나연은 이 대목에서도 크게 소리를 내 웃었다)
--골프 경기를 하지 않을 때는 주로 연습을 하면서 지내나.

▲(조금 뜸을 들이고 나서)솔직히 말하면 사실은 '바'에 잘 간다.

영화도 잘 보러 간다.

--투어때문에 바쁠 텐데 영화를 볼 시간이 있나.

▲최근에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를 봤다.

(실제로 인사이드 아웃은 이달 들어 개봉한 최신 애니메이션 영화다)


(랭커스터<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