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 박인비·김효주 동반 샷 대결
여자 골프대회 중 세계 최대 상금(400만달러·약 45억원)이 걸린 시즌 제70회 US여자오픈이 9일 밤(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CC(파70·6460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다.

'메이저 퀸' 박인비·김효주 동반 샷 대결
1998년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가 ‘맨발 투혼’으로 첫 우승을 거둔 이후 한국 선수들은 이 대회에서 일곱 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해에도 한국 선수들은 강력한 우승 후보다. 박인비(27·KB금융그룹) 김효주(20·롯데) 김세영(22·미래에셋) 등 미국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스타뿐 아니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인지(21·하이트진로) 이정민(23·비씨카드)까지 출전해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노린다.

○박인비 세 번째 우승 노려

이번 대회에서는 최근 열린 3개 메이저대회 ‘퀸’들이 맞대결을 펼친다. 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27·KB금융그룹), 지난해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자 김효주,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 우승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 1~2라운드에서 함께 경기한다. 이들은 10일 오전 2시58분 1번홀에서 티샷을 날린다.

'메이저 퀸' 박인비·김효주 동반 샷 대결
이 대회에서 2008년과 2013년 두 차례 우승했던 박인비는 올해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 박인비는 이번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위민스PGA챔피언십을 포함해 벌써 3승을 올리며 다승 선두에 나섰다. 박인비는 2주 전 아칸소챔피언십에서 커트 탈락했지만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잠시 쉬어갈 시간을 벌었다.

같은 조의 김효주는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다. 김효주는 지난주 중국 웨이하이에서 열린 KLPGA투어 금호타이어여자오픈에서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우승했다. 웨이하이포인트CC가 US여자오픈이 열리는 코스처럼 과감하면서도 정교한 샷을 요구하는 곳이라 김효주는 자신감을 갖고 대회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세계랭킹 9위 린시컴은 박인비나 김효주처럼 정교하진 않지만 올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위(272.7야드)에 올라 있는 장타자라 적극적으로 이글을 노릴 전망이다. 쟁쟁한 조는 또 있다. 2011년 이 대회 챔피언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18·뉴질랜드),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샷 대결을 펼친다.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는 리디아 고와 올 시즌 한국 선수들에게 밀려 우승컵을 들지 못한 루이스의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전인지·이정민 “KLPGA의 매운맛”

시즌 2승을 거두며 슬럼프 탈출에 성공한 최나연(28·SK텔레콤)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2012년 이 대회를 제패한 최나연은 최근 아칸소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샷감에 물이 오른 상태다. 최나연은 “3년 전 우승한 뒤 욕심을 많이 부렸다”며 “이제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루키로 2승을 올린 김세영의 각오도 만만찮다. 김세영은 앞서 열린 두 번의 메이저대회(ANA인스퍼레이션, 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 막판 뼈아픈 실수로 우승을 놓쳤다. 세 번째 메이저대회에선 이런 경험을 보약 삼아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다.

‘국내 최강자’ 전인지와 이정민이 메이저에서 ‘큰일’을 낼 수도 있다. 둘은 US여자오픈 출전을 위해 지난주 금호타이어여자오픈에 불참하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KLPGA투어 3승을 거둔 전인지와 이정민은 장타력과 정교함을 두루 갖춰 기량 면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 18년 연속 이 대회에 출전했던 박세리는 올해는 부상으로 불참해 연속 출전 행진을 멈췄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