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채] 브라질 국채 금리 연 10%+비과세…헤알화 가치 하락 가능성 경계해야
한국은행은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0.25%포인트 낮춰 1.50%로 조정했다. 한은 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은행에 예금을 맡기고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처럼 장기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수준의 금리가 계속된다면 과거와 달리 훨씬 더 다양한 자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몇 년 전부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브라질 국채는 한국의 저금리 상황을 타개할 투자 대안으로 손꼽힌다.

표면금리 연 10%…비과세까지

브라질 국채(이표채)의 이자율은 연 10%다. 금융회사 수수료 등을 모두 감안해도 그렇다. 물론 헤알화 환율이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서다. 현재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5% 수준이고,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6% 선이다.

브라질 국채 투자의 첫 번째 위험요소는 환율변동(환차손) 가능성이다. 환율변동 리스크는 브라질 국채뿐만 아니라 외화자산 모두에 해당한다. 이론적으로 360원 수준인 헤알화 환율이 절반으로 떨어지면 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치도 반토막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헤알화 환율은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환율이 투자기간 계속 하락해 환차손이 발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연 10%의 높은 이자수익을 통해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먼저 저금리를 경험한 일본 투자자들이 브라질 채권에 많이 투자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개인이 투자할 때 이자소득, 환차익, 매매차익까지 비과세가 적용된다. 법인의 경우 이자소득만 비과세다.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조약에 따라 국채 등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각 발행 국가에서만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즉 브라질 국채는 발행국인 브라질에서 과세할 수 있다. 하지만 과세권이 있는 브라질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브라질 국채 투자에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브라질 국채의 이자소득에 대해 한국은 과세권이 없고, 브라질은 비과세 특례를 두고 있어 한국과 브라질 어느 나라도 과세하지 않고 있다. 2013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이런 비과세 투자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2011년 이후 브라질 국채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판매하는 채권의 종류도 이표채, 할인채, 물가연동채 등으로 다양해졌다. 예를 들면 반기마다 현지에서 나오는 국채 이자를 매달 나눠 지급받는 월지급 서비스나 현지에서 바로 재투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만기에 헤알화나 달러로 받을 수 있고, 만기에 상환받은 자금으로 다른 종류의 채권을 자동으로 다시 매수할 수도 있다.
[브라질 국채] 브라질 국채 금리 연 10%+비과세…헤알화 가치 하락 가능성 경계해야
환율 하락 위험 감안해야

브라질 국채와 같이 어느 특정 국가가 발행하고 만기에 원금(채권액면)을 받는 형태의 ‘국채’도 기본적으로는 투자상품이다.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는 예금과는 차이가 있다. 자신의 투자성향과 자산의 성격, 규모 등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크게 두 가지 위험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우선 헤알화가치가 하락해 투자기간 중 이자수익과 만기상환금이 작아질 수 있다. 이럴 때는 손실을 확정하기보다 국채에 재투자해 수익률을 회복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매년 연 10%에 달하는 고금리 이자수익을 통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회복할 수 있어서다. 환율이 유리할 때 보유 채권을 매도하는 전략도 투자기간이 길어야 쓸 수 있다.

두 번째 위험은 투자 채권의 부도 가능성이다. 국채 발행 당사자인 브라질 정부가 예상치 못한 경제위기로 만기상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채무조정을 통해 원금의 일부만 돌려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영토와 2억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7위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자랑하는 경제대국이다. 약 37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 규모 역시 한국보다 많은 세계 6위 수준이다. 한국 투자자들이 주로 보유하고 있는 현지통화(헤알화) 표시 국채의 경우 한 번도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적이 없다.

국내에서 주로 투자하는 브라질 국채는 만기가 긴 만큼 장기적인 투자 관점이 필요하다. 만약 1~2년 안에 필요한 자금으로 단기 투자에 나설 경우 정작 자금이 필요할 때는 환율 하락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신의 재무상태와 상품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채권 종류·만기 따라 수수료 차이

[브라질 국채] 브라질 국채 금리 연 10%+비과세…헤알화 가치 하락 가능성 경계해야
브라질 국채의 투자 방법은 신탁계약과 중개로 나뉜다. 신탁은 금융회사가 펀드처럼 채권을 관리해주는 것을 말한다. 중개는 금융회사를 채권 매입의 통로로만 활용하는 것이다.

중개의 경우 금융회사는 채권 매수 때 해당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로 수수료를 받고(총 1~3%), 수수료를 차감한 금액으로 채권을 매수하게 된다. 반면 신탁을 통하면 중개 형태처럼 하는 방법과 수수료를 차감하지 않고 매수한 뒤에 받는 구조가 있다.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려면 두 번의 환전을 거친다. 보통 원화 금액으로 투자하는데 금융회사는 투자금액을 국내에서 달러로 환전하고 브라질로 송금하면 브라질에서 이를 다시 헤알화로 환전해 헤알화 표시 국채를 매수한다.

브라질에 있는 현지 중개기관이 한국 금융회사의 주문에 따라 국채를 매수하고 송금받은 자금으로 결제를 끝내면 투자자가 국채를 갖는 것이다. 매수된 국채는 브라질 중앙은행 산하 예탁기관에 보관되지만 신탁으로 매수했다면 공신력 있는 한국예탁결제원(KSD)을 통해 간접 보관되는 경우도 있다.

이표채의 경우 매년 1월과 7월에 한 번씩 헤알화로 이자가 나온다. 금융회사는 이를 원화나 달러로 환전해 고객 계좌에 입금한다. 만기 이전이라도 중도 매각으로 현금화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공모펀드 자산 중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비율은 12.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의 32.7%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일본 사례에 비춰보면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과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이다. 다만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는 만큼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투자성향과 자산규모를 고려해 적정 비중을 넣도록 해야 한다.

손병호 <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 팀장 derrick.son@miraeasse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