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보고서…"협상 장기화되면 그렉시트 가능성도 커져"

국민투표 후 채권단과의 재협상을 앞둔 그리스가 향후 수개월간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유로존에 잔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 및 전망' 보고서에서 당장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협상이 길어지면서 그리스는 디폴트 상태에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수일, 수주일이 아니고 향후 몇 달간은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의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과 그리스 간 협상이 장기화되면 그리스의 경제적 어려움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내에서는 뱅크런(예금 대량인출)과 함께 금융시스템이 붕괴하고 수출입이 급감하는 한편 인플레이션은 심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디폴트 장기화는 유로존의 다른 국가에도 악재다.

그리스에 대한 수출과 외국인 직접투자 비중은 작지만 독일은 차관 등 공적대출 916억 유로, 프랑스 701억 유로, 이탈리아 612억 유로, 스페인 421억 유로 등 각국이 총 3천325억 유로를 그리스에 투입됐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3.4%에 해당하는 금액이 장기간 상환되지 않으면 결국 유로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스 국민과 채권단 양측 모두 그렉시트를 원하지는 않지만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그렉시트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김 팀장은 "수십 년째 통합의 길만 걸어온 유로존이 지금까지 전례 없었던 분리 진통을 겪으면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그렉시트 가능성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