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그리스]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은 있었지만 '패닉'은 없었다
‘충격’은 있었지만 ‘패닉(공황 상태)’은 없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불발로 잠시 휘청거렸던 세계 금융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30일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 정부의 증시 안정책 발표 등의 영향으로 5.5% 급등했고, 한국의 코스피지수와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각각 0.67%, 0.63% 올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스 사태로 인한 위기는 ‘관리될 수 있는 수준의 확산’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독일 DAX30지수가 3.56% 하락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 CAC40지수(-3.74%), 영국 FTSE100지수(-1.97%), 미국 다우지수(-1.95%) 등이 타격을 받았지만 지난주 그리스 협상 타결 기대로 올랐던 상승분을 반납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유로화 가치도 0.13% 떨어졌지만 지난 3월 최저점 이후의 회복세가 훼손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그리스가 1, 2차 구제금융을 받았을 때보다 시장의 반응이 둔해진 것은 그리스 채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유로존 국가들이 출자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민간 유럽 은행이 갖고 있는 그리스 채무는 53억유로에 불과해 그리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더라도 민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7월5일 치러질 그리스 국민투표에 대한 시장의 낙관도 한 요인이다. 다만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협상안을 거부하는 응답이 더 많을 경우 시장은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릭 체니 악사인베스트먼트 투자전략팀장은 “불확실성과 공포가 높아지면 유럽 증시가 15%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