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29일 0.58% 오른 1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30포인트 가까이 빠진 가운데 제일모직은 장 시작부터 꿋꿋하게 ‘빨간 불(상승)’을 유지했다. 오전 한때 2%대로 상승폭을 키우기도 했다. 제일모직 주가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 7.12% 보유를 공시하며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다음날인 지난 5일 상장 이후 최고점(19만7000원)을 찍은 이후 횡보 중이다.
이날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보도한 삼성그룹의 내년 상반기 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 나스닥 상장 준비 소식이 폭락장에서 제일모직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최대주주는 90.3%의 지분을 가진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일모직이 45.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45.65%는 삼성전자, 5.75%는 삼성물산이 각각 나눠 갖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 통합법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51.4% 보유한다.
이날 삼성물산도 0.15% 오른 6만6400원에 장을 마쳤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이후 제일모직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것은 단순히 지분이 5% 증가하는 것 이상의 의미”라며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바이오산업 육성 주체로, 그 효과가 가치 평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성사와 관계없이 제일모직이 바이오를 기반으로 삼성그룹의 성장사업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2개 제품의 내년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일모직은 이를 기반으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성장동력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