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그리스 쇼크'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29일 아시아와 유럽 각국 증시가 동반 급락하고, 유로화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이 요구하는 긴축안에 대한 국민투표(내달 5일) 다음날까지 은행 영업 중단 등 자본 통제에 나서기로 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29.77포인트(1.42%) 내린 2060.49로 밀렸고, 코스닥지수는 17.46포인트(2.33%) 하락한 733.04로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증시는 장중 한때 7.58% 폭락하면서 4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지난 주말 단행된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효과로 개장 후 2.49%까지 올랐지만 그리스발(發) 악재가 부각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7% 넘게 떨어진 후엔 낙폭을 줄여 3.34% 하락한 4053.03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하락 여파로 이날 2.88% 떨어진 20,109.95에 마감했다.

유럽 증시도 개장과 동시에 급락세를 보이는 등 그리스 사태의 충격파가 이어졌다. 영국 FTSE지수는 개장 직후 2%, 프랑스 CAC40지수는 4%, 독일 DAX지수는 1.1% 하락 출발했다. 뉴욕증시도 주요 지수선물이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면서 미 국채 선물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22bp(1bp=0.01%포인트) 하락(국채가격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한때 유로화 가치가 1% 이상 하락하면서 유로당 1.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0.9엔가량 오르며 지난 18일 이후 7거래일 만에 122엔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8원40전 오른 달러당 1125원30전으로 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