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의혹 속에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카드로 가까스로 급한 불을 끈 제프 블라터(79) 회장이 자신의 직책에 강한 애착을 나타냈다. 블라터 회장은 스위스 발레 칸톤(州)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발리제 보테와 인터뷰에서 "FIFA 의 새 회장 후보는 아니지만, 지금은 엄연히 (FIFA 총회에서) 선출된 회장"이라 강조했다고 스위스 언론들이 28일(현지시 간) 보도했다.

블라터 회장은 또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무엇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것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면 서 "내가 떠나겠다고 결정했던 것은 나 자신은 물론 FIFA를 자유롭게 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블라터 회장의 이런 언급 은 26일 스위스 신문 블릭과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사퇴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나와 회장직에 대한 판단을 특별총회 에 위임한 것"이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라터 회장은 지난달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 린 FIFA 총회에서 5선에 성공했지만, 미국과 스위스 사법 당국의 FIFA 부정부패 관련 수사로 각종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지 난 2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도미니크 스칼라 FIFA 회계감사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블라터 회장에게 회장직에 대 한 집착을 버리고 사퇴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하라고 반박했다. 스칼라 위원장은 "(FIFA의) 권력을 둘러싸고 밀고당기고 할 시기 는 분명히 지났다"면서 "블라터 회장을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은 이미 발표한 FIFA 지도층의 교체를 통한 개혁에 모두 뜻을 함 께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