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B업계는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정보를 사전에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 2월2일 삼성물산 주식을 처음 매입한 후 이틀 만인 4일 삼성물산에 합병 추진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후 거의 매 영업일 지분을 매입하다 3월 초에는 약 250만주(1.6%)를 하루에 대량 매입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이 곧 추진될 것임을 알고 급하게 지분을 늘린 정황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3월 중순까지 불과 1개월여 만에 주식 대량보유 의무보고 기준인 5%를 밑도는 4.95%의 지분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이 지난달 26일 합병을 발표하자 이달 3일엔 장중에 339만주(2.17%)를 블록딜로 매입하기도 했다. 매도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타인 명의로 주식을 분산해 놓은 뒤 합병 발표를 기다려 한꺼번에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대목이다. 엘리엇 측은 “이미 증권가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시나리오가 널리 퍼져 있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