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 부분폐쇄 무기한 연장…'가족간 감염' 추정 환자 또 발생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던 보건당국이 추가 판단을 유보했다. 정부 관리망 밖에서 환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재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신규 환자가 발생한 건국대병원은 부분폐쇄됐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24일 “지난 주말엔 (메르스 사태를) 진정세로 봤지만 이후 추가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에 노출되면서 현재로서는 답을 못하겠다”며 “지금 추가 확산 갈림길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추가된 네 명의 확진환자 가운데 176번 환자(51)는 76번 환자(75·사망)와 건국대병원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었다. 하지만 병실이 가깝지 않아 정부의 관리 대상엔 없었다. 건국대병원은 이날 신규 외래·입원 중단 등 부분폐쇄됐다. 이날 종료 예정이던 삼성서울병원 부분폐쇄는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도 이어졌다. 178번 환자(29)는 지난달 메르스 관련 병원인 평택성모병원과 평택박애병원에 아버지 간병을 위해 방문했지만 잠복기가 한참 지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아버지로부터 전파된 가족 간 감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간암을 앓던 아버지는 상태가 악화돼 지난 6일 숨졌지만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지는 않았다. 만약 178번 환자가 아버지로부터 감염된 것이 확인되면 이 환자의 아버지 또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메르스 사망자가 된다.

전체 메르스 환자 179명 중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는 20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폐쇄회로TV 분석으로 확진환자 동선을 체크하는 등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감염 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보건당국이 파악한 바이러스의 전파 방식이나 감염 범위에 착오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추가된 또 다른 확진자인 강릉의료원 간호사(54·179번)는 방호복을 입고도 감염됐다. 보건당국은 확진환자를 돌본 뒤 방호복을 벗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