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물 머금은 정도·흙의 응집력 등 감시·분석해 경보 발령

산사태 위험지역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산사태가 나기 최소 1시간 전에는 경보를 내려 피해를 예방하는 감시시스템이 구축된다.

한국지질연구원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7년까지 멀티 모니터링에 기반을 둔 '산사태 실시간 감시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산사태 위험이 높은 지리산과 설악산국립공원 내 주요 계곡 4곳에 감시시스템을 설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산사태 감시시스템은 산사태 발생지점에 대한 예측에 국한됐지만 새롭게 개발된 시스템은 정확한 산사태 발생 시점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게 큰 특징이다.

지질연 등이 국립공원에 설치한 감시시스템은 여러 센서를 활용해 ▲ 땅이 물을 머금은 정도를 나타내는 함수상태 ▲ 물을 먹은 흙의 입자 간 힘을 보여주는 응력 상태 ▲ 집중호우 때 사면을 따라 미끄러져 내리는 흙과 돌의 흐름(토석류)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정보를 수집한다.

또 공중에서 지표면의 미세한 변화까지 관찰할 수 있는 레이더위성(SAR)을 활용해 지표 변화 정보도 끌어모은다.

이렇게 관찰된 정보들은 무선통신방식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질연 등으로 전송되며, 지질연은 이런 데이터들을 통계적 방식 등으로 분석해 해당 지역에서 산사태가 언제 발생할지를 예측한다.

지질연은 "강우와 지질조건을 동시에 고려한 산사태 경보기술은 해외에서도 최근에 와서야 연구가 시작된 분야"라며 "기술 개발에 최종 성공할 경우 한국이 산사태 경보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질연과 공단은 올해 설악산과 속리산, 주왕산 등에 감시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해 실시간 모니터링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도심지역에도 이같은 감시시스템 적용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연구에도 나설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