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세계유산' 장관차원 직접 위원국 설득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2일부터 세계유산위원회 의장국인 독일과 위원국인 크로아티아를 잇따라 방문한다.

조선인 강제 노동이 이뤄진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외교장관 차원에서 직접 위원국들과 접촉을 갖는 것이다.

윤 장관은 12일 독일 베를린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과 회담 겸 업무오찬을 갖고 양국 관계와 한반도·동북아 정세, 국제무대 협력 등을 논의한다.

독일은 이달 28일부터 열리는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의 의장국을 맡고 있다.

이 자리에서 우리 측은 강제노동의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기 위한 일본 측의 성실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독일 측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구체적 교섭 단계에 들어간 한일 양자협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의장국으로서 독일의 합리적인 역할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윤 장관은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 중 하나인 크로아티아로 이동해 13일 베스나 푸시치 크로아티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일본 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문제가 비중있게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크로아티아는 세네갈, 카타르, 자메이카, 인도와 함께 세계유산위원회 부의장국이다.

우리 외교장관이 크로아티아를 방문하는 것은 1992년 수교 이래 이번이 처음으로, 회담에서는 고위 인사교류와 협력 증진 방안 등도 논의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순방에 대해 "(일본 세계유산)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진지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번 순방을 위해 11일 출국했다.

당초 윤 장관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해 14∼18일로 예정됐던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할 예정이었으나, 박 대통령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대응을 위해 이를 전격 연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