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도 거세
장기투자 대신 배당에 관심…자사주매입 등 전방위 압박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하락
지난달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총액은 1410억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 한 해 자사주 매입규모는 1조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미국의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전망했다. 기존 기록인 2007년 8630억달러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S&P500 대기업이 보유 현금의 28%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34%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이유를 두 가지로 해석했다. 우선 전 세계적인 양적 완화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넉넉해서다. 그러나 현금 보유량과 상관없이 행동주의 헤지펀드 요구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10년 새 10배로 성장
행동주의 투자란 지배구조가 나쁘거나 경영 효율이 떨어져 실적이 부진한 기업의 주식을 매입, 의결권을 확보한 뒤 회사를 압박해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여 수익을 올리는 투자전략을 뜻한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법에는 비주력 사업의 처분과 인수합병(M&A) 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은 물론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한다. 회사 경영에 직접 관여하기 위해 이사회 참여를 요구하기도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행동주의 투자를 주로 하는 헤지펀드(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자산운용 규모는 1200억달러로 최근 10년간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은 2000년 이전에는 주로 자본력이 약한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자본 규모가 커지면서 글로벌 대기업을 목표로 나서기도 한다.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칸은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을 상대로 자사주 매입 요구를 관철시켰다. 또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를 압박, 온라인 결제사업부문인 페이팔을 분사시키도록 했다. 최근 삼성물산을 타깃으로 삼은 엘리엇매니지먼트도 미국 반도체 회사인 EMC의 자회사 매각 관철 등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뿐 아니다. 헤지펀드업계의 거물 빌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스퀘어는 운용자산 180억달러의 자금력을 앞세워 보톡스 제조업체인 엘러간의 적대적 M&A를 주도하고, 제약업체 화이자가 보유하고 있던 동물 제약사 조에티스의 사냥에 나서기도 했다.
빌 애크먼, 대니얼 러브, 데이비드 에인혼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을 원하는 다른 기관투자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헤지펀드 공격=주가 상승’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09년 이후 S&P500 대기업 7개 중 한 개꼴(15%)로 행동주의 헤지펀드로부터 회사 경영진 교체나 경영전략 변화, 구조조정 실시 등의 요구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적은 지분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배경엔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있다. 기관투자가 역시 목표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지지표를 던진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을 100으로 할 경우 지난해까지 S&P500지수 상승률은 159%를 기록했다. 그러나 행동주의 헤지펀드 60개의 평균 수익률은 180%를 훨씬 넘었다.
WSJ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요구를 거부한 기업이 주주총회에서 지분대결을 벌인 결과 헤지펀드의 승률이 80%에 육박한다”며 “과거 기업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던 기관투자가도 실제 표 대결에서는 헤지펀드의 주장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기관투자가의 지지에 힘입어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덩치도 커지고 있다. 헤지펀드 리서치(HFR)에 따르면 8000개 헤지펀드 중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71개로 숫자로는 1%도 안 된다. 그러나 운용자산(AUM) 기준으로는 1200억달러로 전체의 4%에 육박한다.
뜨거워지는 찬반논쟁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입김이 커지면서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도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주가치를 극대화시킨다는 찬성론과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반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참여로 경영이 효율화되고 이 결과 주주가치가 확대되면서 주가가 오르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이칸은 “이베이와 페이팔 분사를 비롯해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기업의 이익구조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비판론자는 헤지펀드가 자사주 매입 등으로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연구개발(R&D)투자 대신 단기배당으로 기업의 이익을 강제처분하면서 기업의 생존기반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지난달 열린 벅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투자자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한국계 여성 사업가 미셸 강 올랭피크 리옹 회장 등 25명을 올해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로 5일(현지시간) 선정했다.젠슨 황 CEO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표준 칩으로 자리 잡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엔비디아를 AI 인프라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시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그에 대한 추천사를 작성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젠슨은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에 대해 초기에 확신했고, 그 비전에 엔비디아 전체를 걸면서 오늘 우리가 누리는 놀라운 디지털 지능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이어 “더 놀라운 점은 그가 비전을 실현해 온 방식”이라며 “깊은 기술적 통찰, 멈추지 않는 추진력, 장기적 관점에서 인프라에 투자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췄다”고 덧붙였다.함께 명단에 오른 미셸 강 회장은 헬스케어 IT 기업 코그노상트를 창업하고 최근 여자축구 산업에 집중하며 여러 여자프로축구 구단을 인수해온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다.그는 2022년 2월 미국여자축구리그(NWSL) 워싱턴 스피릿을 시작으로, 2023년 잉글랜드 여자 챔피언십(2부) 런던시티 라이어니스와 올랭피크 리옹 페미닌 등을 잇따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첼시 클린턴 클린턴재단 부의장은 추천사에서 “미셸은 워싱턴 스피릿과 여러 유럽 구단에 투자할 때마다 다른 이들이 간과한 사실, 여성 스포츠는 대의가 아닌 성장 산업이라는 점을 알아봤다”고 말했다.또한 “미셸의 성공은 기존 공식을 다시 쓰고 있으며, 여성에 대한 투자가 결코 도박이 아닌 승리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전후 안보 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 중인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사흘 연속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다.다만 양측은 종전 합의를 위한 실질적 진전은 러시아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AP통신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에서 지난 4일부터 이틀간 협상을 진행한 미국과 우크라이나 협상팀은 주말인 6일에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인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와 안드리 흐나토프 총참모장은 이틀째 회담을 마친 뒤 이런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양측은 "합의를 위한 실질적 진전은 러시아가 긴장 완화와 살상 중단 조치를 포함해 장기적 평화에 대한 진지한 의지를 보여줄 준비가 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또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을 지원하고, 미국-우크라이나 공동 경제 이니셔티브 및 장기적 회복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미래 번영 의제를 별도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우크라이나가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안보 조치의 틀과 ‘억지력’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양측은 "새로운 침략을 막고, 전쟁 전보다 국가를 더 강하고 번영하게 만들기 위해 고안된 우크라이나의 포괄적 재개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휴전 협정 체결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이번 미국-우크라이나 회담은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지난 2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90세를 앞둔 고령에도 3억에 달하는 빚을 갚기 위해 마트에서 일해야 했던 미국 노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의 도움으로 25억원가량의 기부금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주에서 마트 계산원으로 일하는 88세 에드 뱀버스는 22세 호주인 인플루언서 샘 바이덴호퍼가 주도한 온라인 모금을 통해 170만달러(약 25억원)를 받게 됐다.뱀버스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은퇴한 뒤 생계를 위해 82세의 나이로 마트 계산원 일을 시작했다. 아내는 2018년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빚은 22만5000달러(약 3억3000만원)에 달했다.77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바이덴호퍼는 최근 미국 방문 중 미시간주 한 마트에서 뱀버스와 만나 대화한 영상을 틱톡에 올렸다. 뱀버스는 영상에서 "지금 소득으로는 생활하기 충분하지 않다"고 털어놓았다.이후 바이덴호퍼는 온라인 모금 사이트에서 뱀버스를 위한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바이덴호퍼는 "뱀버스의 사연은 많은 노년층과 참전용사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부를 촉구했다.영상 게시 2주 만에 170만달러가 모였고 바이덴호퍼는 "꿈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이날 기부증서를 건네받은 뱀버스는 "세상에"를 반복하며 눈물을 훔쳤다. 뱀버스는 형을 만나러 여행을 가고, 골프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그는 "한두 달 더 근무한 뒤 일을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