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료한류] 치열한 헬스케어 시장…세계 1등 의료한류를 위한 조건
저성장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1인당 헬스케어 지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보건의료산업을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선정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일본은 뒤늦게 해외 환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영국은 이미 해외 진출 병원들과 해외 각국 간 ‘가교’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도 창조경제 일환으로 의료를 산업화하는 데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병원이 해외로 눈을 돌려 치열한 경쟁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복지부 의료관광 활성화 정책이 계기가 됐다. 지방에 있는 병원들에도 적지 않은 해외 환자가 오고 있다.

대전선병원은 얼마 전 국내 의료회사 중 최초로 동유럽 벨라루스에 가즈프롬 메디컬센터 건립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주부터 현지 컨설팅을 시작하면서 대사관·KOTRA 등 해외공관 도움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영국 이스라엘 등 해외 유수의 컨설팅사 및 병원들과의 경쟁에서 얻어진 결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보건산업진흥원의 병원 수출 지원사업에 참여했던 경험과 대전시와 함께 펼쳤던 해외홍보 등의 경험이 적지않은 도움이 됐다.

최근 국내 환자유치뿐만 아니라 의료기관들이 다양하게 해외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국내의 낮은 의료수가 등 열악한 여건 때문이다. 그동안 해외 의료산업화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으로 가시적인 성과들이 있었지만, 이제 의료한류 사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선 몇 가지가 해결돼야 한다.

우선 국내 우수 의료기술과 병원 수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통합된 전담기구가 필요하다. 또 병원 수출을 추진하는 의료기관들에는 국가 차원의 금융·재정 등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병원들을 위해 현지 공관이나 관련 기관에서 해당 국가의 관련 법률(병원설립 관련 의료법, 인사·노무법, 의료기기 도입법 등), 인구보건통계, 회계 등에 대한 기본 프레임이 사전에 준비돼 제공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해당 국가에서의 한국 의사 임시면허가 한시라도 가능하도록 정부 간 협상도 필요하다.

특히 입원 및 진료기간이 길 수 없는 해외 환자를 위해 사전 상담과 퇴원 후 사후관리를 위한 원격의료도 시급한 부분이다. 이는 한국의료에 대한 신뢰를 높여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른 나라 국적 의사가 국내에 들어와 연수를 받을 때 환자 동의 아래 임상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실질적인 연수가 될 수 있다.

이런 조건들이 점진적으로 해결된다면 국내 의료기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의료사업에 진출, 더욱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료의 우수성과 정부의 노력이 어우러진 보건의료 분야의 성과가 중동 중국 등을 넘어 이제는 동유럽 중남미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소규모 병·의원의 해외 진출에서 이제는 중대형 의료기관 진출로 이어지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의료의 세계화가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좀 더 지원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기를 바란다.

○선승훈 의료원장은

△1959년 대전 출생 △1978년 대전고 졸업 △1984년 미국 버클리대 경제학과 졸업 △1987년 미국 조지타운대 경영학과 졸업(석사) △1987년 미국 씨티은행 입사(자금부장 역임) △1992년 대전선병원 의료원장 △1999년 인제대 병원경영학 박사 △ 2000년 스웨덴 명예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