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자수성가 억만장자…미국 47%, 아시아 36%, 유럽 17%

미국과 아시아에서 갑부들이 속출하고 있으나 유럽은 퇴조의 기미가 뚜렷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UBS은행과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가 발표한 '2015 억만장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억만장자 1천300명이 보유한 자산은 5조4천억 달러에 이른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과 아시아에서 디지털과 금융부문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지난 10년간 신흥 갑부들이 현저히 늘어났다.

반면에 유럽은 이런 물결을 따르지 못해 뒤처지는 모습이 역력하다.

신흥 갑부의 대부분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지만 아시아에서도 적지않게 등장하고 있다.

1천300명의 억만장자 가운데 자수성가형은 전체의 66%인 850여명으로 20년전의 43%보다 그 비율이 높아졌다.

자수성가형 억만장자의 47%는 미국에, 36%는 아시아에 각각 거주하고 있었고 유럽은 17%에 불과했다.

20년전인 1980년까지만 해도 억만장자의 압도적 다수는 미국과 유럽에 거주하고 있었고 자수성가형은 소수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달라진 모습이다.

UBS/PwC가 발표한 보고서는 아시아는 젊은 기업인들이 몰려 있어 부자들을 창출하는 새로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UBS은행의 조지프 스태들러는 "우리는 19세기말과 20세기초의 이른바 '도금시대(鍍金時代.gilded age)와 유사하게 기회와 부의 창출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도금시대는 미국의 유명 작가 마크 트웨인과 찰스 두들리 워너가 쓴 동명의 소설 제목에서 유래한 것으로, 미국의 자본주의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갑부와 거대기업이 속출한 시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UBS/PwC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사업가들은 금융과 기술 부문의 글로벌 혁명을 주도하면서 부를 축적한 반면에 아시아의 재벌들은 산업과 소비자 부문의 성장을 주도하면서 재산을 늘려간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 억만장자들의 보유 자산은 평균 57억 달러로 아시아의 32억 달러보다는 많았다.

하지만 유럽은 미국이나 아시아에 상응할 정도로 '제2차 '도금시대'의 물결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미국은 금융산업이 신흥 부자 탄생의 산실로, 1995년 이후 자수성가형 억만장자의 30%가 금융부문에서 부를 축적했다.

기술 부문의 억만장자들이 보유한 자산은 평균 78억 달러로 금융부문 출신 억만장자들의 45억 달러를 훨씬 상회했다.

유럽의 억만장자들은 주로 소비자 산업에 집중돼 있었으며 이 부문에서 축적한 자산은 평균 57억 달러였다.

자수성가형 억만장자의 근 절반이 미국과는 달리 기술이나 금융이 아닌, 소비자 산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기술 부문에서 부를 축적한 유럽의 억만장자들은 그 비중이 10%에 미달할 정도로 적었고 이들의 평균 자산도 38억 달러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