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한국 등 세계 각국의 개인투자자들이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역으로 중국의 개인투자자들도 홍콩을 통해 세계 각국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펀드 후강퉁(水+扈港通·중국·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홍콩 증권선물감독위원회가 오는 7월부터 홍콩과 중국 본토 간 펀드 교차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중국·홍콩 펀드 상호인정 협약’을 지난 22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교차판매 대상은 설정된 지 1년이 지났고, 자산 규모가 2억위안(약 352억원) 이상인 펀드들이다. 이렇게 되면 홍콩에 등록된 100개 정도 펀드의 중국 내 판매가 가능해지고, 중국 내에 등록된 펀드 약 850개가 홍콩에서 판매될 수 있다.

펀드 교차판매 규모는 제한이 있다. 펀드 규모가 일정 수준이 되면 더 이상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다. 규모제한 기준은 6000억위안(약 105조6000억원)으로 정해졌다. 즉 홍콩에서 판매할 수 있는 중국 펀드는 3000억위안, 중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홍콩펀드는 3000억위안으로 상한선을 뒀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후강퉁 총 한도액과 같은 규모다.

펀드 후강퉁 제도가 시행되면 한국 등 세계 각국의 개인투자자들은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을 갖게 된다. 외국인 개인투자자들은 지금까지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나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 자격을 획득한 외국계 운용사가 운용하는 중국 본토펀드에만 투자할 수 있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펀드 후강퉁이 시작되면 외국인 입장에서 3000억위안 규모만큼 중국 본토 펀드 투자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SCMP는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을 통해 글로벌 운용사들의 펀드에 투자하기 시작하면 세계 각국 증시도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개인투자자들은 지금도 중국 내에 등록된 해외 펀드를 통해 해외 주식에 간접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자산운용사들은 규모가 작고 펀드 운용 노하우도 떨어져 해외펀드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