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힐러리는 친서민 행보로 ‘귀족 이미지’를 씻으려 하고, 젭은 형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섰다. 공통점은 ‘가문과의 선 긋기’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에 가입하면서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중추다. 중소기업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소기업은 돈을 빌리기 너무 어렵고 창업하기가 여전히 힘들다”며 “소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 시장 접근 확대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소기업 대통령’을 자청한 것은 클린턴 가문의 귀족 이미지, 그리고 대기업 및 월가와 가깝다는 세간의 인식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전략이다. 미국 언론은 최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작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기업과 대형 금융회사 등에서 100여차례 강연하고 3000만달러의 강연료 수입을 챙긴 사실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부시 전 지사는 이날 뉴햄프셔주에서 기업인들과의 조찬모임에 참석, 형과 자신의 정책적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 “형의 2기 행정부는 돈을 너무 많이 썼다”며 “형은 거부권을 행사해 예산에 제동을 걸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의회 전문지 더힐은 부시 전 지사가 형의 국정운영에 대해 처음으로 비판했다며 그가 마침내 ‘형 때리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라크전쟁, 재정적자 확대 등 부시 전 대통령의 부정적 유산은 부시 전 지사의 대권가도에 가장 큰 장애물이다. 그는 “공화당 출신의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공교롭게도 아버지와 형”이라며 “나는 레이건 대통령은 비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지사는 최근 자신도 형의 입장이었으면 이라크전쟁을 감행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만약 가정적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면 나는 이라크전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