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김천 혁신도시] 사람과 돈이 몰린다…대구·김천 '명품 도시'로 우뚝
대구시는 섬유산업이 꽃피우던 1970~1980년대만 해도 서울 명동에 견줄 만큼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지 못하면서 점차 활력을 잃어 20여년째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꼴찌에서 맴돌고 있다. 이런 대구시가 혁신도시 덕분에 사람과 돈이 몰리는 국내 최대 투자 1번지로 변화하고 있다. 이렇다 할 기업이 없어 인구가 줄고 있는 경북 김천시도 혁신도시를 발판으로 인구 15만명의 자족도시로 성장한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박성호 계명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혁신도시와 잘 융화합하면 두 도시가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새로운 발전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 집값, 부산·인천 눌렀다

[대구·김천 혁신도시] 사람과 돈이 몰린다…대구·김천 '명품 도시'로 우뚝
지난 15일 동대구IC를 빠져나와 동구 신서동 대구혁신도시에 들어서자 중앙신체검사소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부터 좌우 421만6496㎡(첨단의료복합단지 103만㎡ 포함)가 대구혁신도시(팔공이노밸리)다. 290만㎡인 여의도 면적의 1.5배 규모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던 이곳에 한국감정원, 한국가스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8개 공공기관이 입주를 마쳤고, 중앙교육연수원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장학재단 등이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중앙블록 상가에는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직원들로 활기가 넘쳤다. 한국감정원 네거리에 문을 연 커피 전문점은 점심 때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신축 건물 상가는 시내 중심가와 비슷한 가격에 분양되는데도 매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구혁신도시에 들어서면 대구가 만성적인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다는 생각을 잠시 잊게 되는 이유다.

국민은행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2억4463만원으로 서울(5억3086만원)과 경기(2억9230만원)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비쌌다. 대구에 이어 부산과 세종, 인천 순서로 비쌌다. 대구 아파트값이 인천을 추월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대구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평균 7.74%)도 전국 17개 시·도를 통틀어 1위였다. 그래서 요즘 건설사들은 대구를 ‘분양 불패(不敗) 시장’으로 부른다. 11개 공공기관 3254명의 임직원이 이전하는 대구혁신도시는 2조5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이전 공공기관에 연간 50조원의 예산 집행 및 타지역민 방문 등의 경제효과가 생길 것으로 분석됐다.

김천 인구 15만명 도약 발판

작년 말 김천시 인구는 13만5456명으로, 2013년 말 13만5259명보다 197명 늘었다. 그동안 내륙도시로 인구 감소와 경기침체의 이중고를 겪던 김천시에 지난해 소폭이지만 인구가 늘어난 것은 ‘경북드림밸리’라 불리는 김천혁신도시 효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율곡동(옛 농소면·남면 일원)에 들어선 김천혁신도시는 전국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KTX 김천(구미)역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에서 90분, 부산에서 70분이면 도착하는 사통팔달의 반나절 생활권 덕분에 인구 15만명 목표 달성은 시간문제라는 게 김천시 측 설명이다. 김천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한국도로공사 등 도로교통기능군 3개 기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농업기술지원군 3개 기관, 한국전력기술 등 에너지·기타 기능군 6개 기관 등 모두 12개 기관 5065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국도로공사와 교통안전공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8개 기관이 입주를 마쳤다. 김천시는 올해 말까지 모든 공공기관이 이전을 끝내면 2만6000여명의 인구 유입과 1만500여개의 일자리 창출, 이전기관 업무 방문객 연 45만6000명 등으로 1조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경북드림밸리가 전국 혁신도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천=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