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치 하락과 국제유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원자재 펀드의 수익률이 껑충 뛰었다. 원자재 펀드를 외면했던 투자자들도 하나둘 씩 되돌아오는 분위기다.

달러 약해지자…원자재상품 힘쓰네
14일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WTI원유특별자산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2.30%에 이른다. 원유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원유선물(H)’도 이 기간 수익률이 9.48%였다. 지난 3월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맴돌던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60달러까지 뛰어오른 데 따른 결과다.

여러 원자재를 골고루 담는 펀드들도 좋은 성과를 냈다. ‘JP모간천연자원’과 ‘블랙록월드광업주’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각각 9.75%, 9.09%로 나타났다. 금 펀드의 수익률도 회복세다. ‘블랙록월드골드’의 지난 한 달 수익률은 5.01%였다.

자금 유출입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지난 한 달간 국내 원자재펀드(54개)로 6억5000만원, 천연자원펀드(27개)로 9억4500만원의 자금이 각각 유입됐다. 지난 5년간 이어진 자금 이탈이 멈췄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 약해지자…원자재상품 힘쓰네
전문가들은 원자재 연계 펀드들의 몸값이 뛴 이유를 달러가치 하락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달러보다 원자재를 들고 있는 게 유리하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원자재값이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13일 기준 달러인덱스(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지수화)는 93.64로 전고점인 100.31(3월13일)보다 7%가량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원유값과 연계된 상품들의 몸값이 더 뛸 것으로 보고 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부터 여름 휴가 기간까지 미국의 자동차용 기름 수요가 늘어난다”며 “미국 내 원유재고가 줄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값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상승 기대감이 높은 국면엔 금이 각광을 받기 마련”이라며 “그리스 채무 협상 등 국제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재료들이 많다는 점도 금 가격을 떠받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강 연구원은 “2분기 이후 미국 경기 지표가 개선돼 금리 인상 논의가 재개되면 금값이 제일 먼저 조정을 받게 돼 있다”며 “섣불리 비중을 늘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