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실업 해법, 글로벌 창업에 있다
일자리 만들기는 한국 경제의 가장 절실한 과제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는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한국 경제에서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간한 ‘2014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02~2012) 전(全)산업 기준 중소기업은 290만5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으나 대기업은 24만8000개에 그쳤다. 사업체 수도 중소기업은 49만4000개가 증가한 반면, 대기업은 2001개 감소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능력에도 한계는 있다. 330만개 중소기업 중 290만개가 소상공인이다. 대부분 생계형 자영업자이고 서비스업이다. 경기악화는 곧바로 실업으로 이어진다. 제조 중소기업도 36만개에 달하지만 24만개가 종사자 5인 이하의 영세기업이어서 일자리 창출이 만만치 않다.

정부는 10.7%에 달하는 청년실업의 돌파구를 창업에서 찾으려 하지만 창업성공의 문턱은 너무 높다. 뛰어난 기술이나 상품이 없으면 창업해서 성공하기 힘들고, 손쉬운 창업은 빠른 실패로 이어지곤 한다. 이제 막 경제개발을 시작하는 개발도상국이나 아프리카, 중남미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이 50년간 일궈온 전통 제조업이 그 나라에서는 아직 성장기 상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나라에서 전통 제조업은 한국으로 치면 고수익을 보장하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산업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근대화·산업화 경험을 살려 중소기업이 직접 해외로 나갈 경우 성공이 예상되지만, 현재의 창업주들은 고령화됐거나 성공에 안주해 저개발국가로의 진출을 망설이는 것이 현실이다. 해외 진출에 대한 시스템과 조직 미비도 포기의 한 원인이다. 하지만 청년이라면 다르다. 청년들이 해외에 나가려고 한다면 중소기업인들이 사업 노하우와 경험, 성공방법을 전수해주고 필요시 자금 지원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청년창업은 글로벌 창업으로 확대돼야 한다. 젊은이들이 개도국을 무대로 창업정신을 발휘한다면 청년실업 문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다. 국내의 수많은 노후설비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몽골에서 레미콘 차량 2대로 사업을 시작한 한국 청년이 80대 재벌에 올랐다거나 아프리카에서 비닐 생산 또는 벽돌 제작으로 성공한 젊은이 등 해외 개발도상국에서 성공한 우리 청년의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다.

이런 성공사례에 착안해 중소기업중앙회는 다양한 업종의 협동조합 및 회원 기업과 예비 청년창업가를 연결해 축적된 기술과 경영노하우를 전수하는 멘토링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체를 예비 창업가와 1 대 1로 연결해 청년들이 신흥국에 나가서 창업하는 것을 도울 계획이다. 이는 청년 창업가가 멘토 기업가와 함께 투자해 해외에서 창업하는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싶어도 못하는 중소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단, 청년은 사원 신분이 아닌 오너가 되도록 함으로써 성공의 성과를 본인이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외에 나가보면 배낭여행을 하는 한국 청년을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어떤 청년들은 아프리카 오지에서 봉사하기도 한다. 자전거로 중국 대륙을 도는 친구들도 있다. 이처럼 한국 청년의 글로벌 역량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우리 청년들의 경험과 꿈을 키워주기 위해 중소기업계는 노력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지난 50년간 이 땅에서 사업으로 성공한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이고 국가봉사다.

박성택 <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